전시리뷰

[전시리뷰]경기도미술관 크로스장르전 '코끼리, 그림자, 바람 Image, Silhouette, and Motion'

이미지에 불어넣은 생명력… 상상과 환상을 빚어내는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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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뒤버그&한스 버그의 작품 '집이 아니더라도, 뇌에는 복도가 있다'가 상영되고 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작가 13팀 현대미술로 애니메이션 소개… 사회현상·인간 내면 다뤄
김예영&김영근 작품, 아름답고 슬픈 도시 표현 이해하기 쉬워 눈길

필름
애니메이션은 영혼 또는 생명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됐다.

정지된 원화에 영혼과 생명을 불어넣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정지된 원화를 붙여 만드는 애니메이션은 시각적인 착시를 통해 마치 물체 또는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미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실제와 같은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 외에도, 사실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환영, 상상, 환상을 빚어내기도 한다.

이런 애니메이션을 통해 사회적 현상과 인간 내면 세계를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바로 경기도미술관이 준비한 크로스 장르전 '코끼리, 그림자, 바람 Image, Silhouette, and Mo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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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크로스장르전 '코끼리, 그림자, 바람' 전시. 사진은 전시장 입구.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전시에는 김예영&김영근 , 나탈리 뒤버그&한스 버그, 노영미, 박광수, 세바스티앙 로덴바흐&퀵 베나제, 황민규 등 13팀의 작가들이 현대미술의 시각으로 애니메이션을 새롭게 풀어냈다.

전시장 입구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안내한다.

통로처럼 늘어진 길에 빨려 들어가면 가장 먼저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 세바스티앙 로덴바흐와 시인 뤽 베나제의 협업 작품이 관객을 맞는다.

첫 작품부터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품은 시 낭독을 듣고,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손으로 듣기'라는 과정을 통해 완성됐다.

스크린 속에는 완성되지 않은 이미지들이 연결돼 움직임을 만들고, 이 움직임 안에 드러나는 하나의 형상을 통해 관람객은 작가가 담고자 했던 대상에 대해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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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작가의 작품 '앱스트랙트'와 '씬'.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이 작품 뒤로는 다양한 작품이 곳곳에 배치됐는데, 대부분 사회적 현상과 인간의 내면 세계를 이야기한다.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특한 구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공간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는 나탈리 뒤버그&한스 버그의 '집이 아니더라도, 뇌에는 복도가 있다'라는 8분 가량의 영상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미로와 같은 복도를 따라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카메라가 비추는 갱스터 개, 신부 쥐, 담배 피는 악어 등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을 통해 끊임없는 인간의 탐욕과 쾌락을 표현했다.

여기에 움직임에 맞춰 울리는 강렬한 음악 소리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부각 시켜준다.

사실, 미디어 관련 전시는 이해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 작품에 대한 내용을 알고 관람해도 타 전시보다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어렵다.

이번 전시 역시 누군가에게는 이해하기 쉬울 수도, 누군가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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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영&김영근의 작품 '도시'.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전시 초반 작품이 어렵게 느껴졌다면 마지막으로 김예영&김영근의 작품 '도시'를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이 작품은 어렵지 않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스크린에서는 높은 건물과 아스팔트, 매연과 소음, 사람들이 출근하고 일하는 모습 등이 그려지는데, 불빛으로 그려낸 도시는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에 담긴 화려한 도시는 눈을 즐겁게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현대인의 모습은 반복적이고 빠듯하게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다음 달 23일까지 계속되며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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