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다한 내항 8부두 하역장비… 돈 먹는 하마 vs 산업유산 상징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9-05-28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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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만公 언로더 2기 존치 고심
방치불구 관리에 年 2천만원 소요
독일처럼 관광조형물 활용 의견도


항만 재개발사업이 추진 중인 인천 내항 8부두 하역 장비 존치 여부를 놓고 인천항만공사가 고심하고 있다.

화물 하역이 장기간 중단됐기 때문에 안전과 유지 비용을 고려해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항만 재개발 구역의 상징 조형물로 남겨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내항 8부두에는 고철과 잡화를 하역할 때 사용한 언로더(unloader) 4기와 고철 기중기 1기 등 모두 5기의 하역 장비가 있다.

1985년 설치된 이들 하역 장비는 내항 8부두 하역을 담당하던 영진공사, CJ대한통운, 동부 등이 인천항만공사로부터 임대받아 고철과 곡물을 나르는 데 이용했다.

2016년 4월 내항 8부두가 시민에게 개방되면서 언로더 2기가 인천항만공사에 반환됐고, 지난해 7월 내항 부두운영사(TOC)를 통합하면서 나머지 하역 장비도 더는 사용하지 않게 됐다. 현재는 아무런 용도로 활용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유휴 장비이지만 인천항만공사 소유의 항만시설 장비로 분류돼 있어 2년마다 정기점검을 받아야 한다.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재정 담당 부서로 구성한 '투자심사 및 용역심의 위원회'에서 언로더 2기 정기점검 문제를 논의했는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위원회는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점검하기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했다. 하역 장비 1기를 점검하는 데에는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들며, 이들 장비를 관리하기 위해선 연간 2천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항만 재개발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내항 산업유산의 하나로 하역 장비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항만재개발이 이뤄지더라도 내항의 옛 기능과 역할을 홍보·기록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역 장비를 포토 스팟이나 전망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폐쇄된 항만을 재개발해 관광지를 조성한 독일 하펜시티도 과거 사용하던 크레인을 관광 조형물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언로더 2기 정기점검 시한인 오는 7월20일까지 정책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양측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다"며 "조만간 내부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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