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인천시사편찬위원회 20년째 몸담고 있는 강옥엽 전문위원

"시민이 공감하지 않는 역사는 의미없어… 대중화 필요"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9-05-29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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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엽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전문위원은 지난 2000년 접한 인천의 첫 인상에 대해 "전철을 타면 한 시간 만에 서울에 닿는 곳이지만, 서울이 아닌 지방도시의 느낌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어서 "시골과도 같은 향토적 특성이 있었는데, 그 향토사를 만들어 온 지역의 여러 연구 자료들을 토대로 지금의 인천역사자료관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인천에는 어떻게 오게 됐나

역사학자 활동 중 구인 공고 보고 지원
2000년 강덕우 前전문위원과 함께 시작

#인천상식문답등 많은 사랑 받았는데

각 기관 골든벨, 교재와 같은 역할 담당
'한국 최초… 100선' 도 남다른 감정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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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자유공원 인근 인천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멋스러운 한옥이 자리해 있다.

19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일본식 호화 별장터에 1966년 지어진 이 한옥은 인천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인천시역사자료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식 정원과 한옥이 어우러져 아름다우면서도 묘한 정취를 발산하는 인천시역사자료관은 개항장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이 간직한 역사가 축적되는 이곳에는 관련 서적·자료들을 비롯해 인천시사(市史)편찬위원회 위원들의 집무실이 갖춰져 있다.

올해로 20년째 인천시사편찬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강옥엽(58) 전문위원을 지난 27일 이곳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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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나 고교 졸업 후 서울에서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역사학자로 활동했던 강 전문위원은 2000년 6월 5년 기간의 전문직 계약 공무원으로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강 전문위원은 "인천으로 오기 전 대학교 시간 강사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일본 외무성의 옛 문서를 해제하는 일을 했었다"면서 "인천에서 시사편찬위원회에서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가 떴길래 연이 없는 곳이었지만, 어느 곳에서든 역사를 구현할 수 있는 곳이면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오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원서 접수를 위해 한달음에 인천에 온 그가 첫 번째 응모자였다고 한다.

당시 채용에선 지난해 정년 퇴임한 강덕우 전 전문위원과 함께 2명이 합격했으며, 두 사람이 참으로 많은 일을 했다고 강 전문위원은 돌아봤다.

"시사편찬위원회는 1965년 구성됐습니다. 해방 후 처음으로 우리 손으로 만든 향토사가 1973년 나왔죠. 시사는 10년 단위로 발간하는데, 이후 2013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편찬됐습니다. 2000년대 나오는 시사들에 제가 관여했죠. 1995년 직할시에서 광역시로 바뀌고 10개 군·구로 재편되면서 그만큼 들여다볼 게 많아졌습니다. 2002년 시사 편찬 작업을 마무리하고 강덕우 박사님과 함께 조선시대의 한문 자료와 일제시기의 일문 자료, 선교사들의 영문 자료까지 축적했으며, 인천역사문화총서와 기획자료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인천의 산, 지명, 하천 등 테마를 잡아서 낸 인천역사문화총서 시리즈는 현재까지 85종에 달합니다. 2003년 첫 역사 총서를 내고 나니 인천문화재단과 인천대 인천학연구원에서도 총서를 내는 등 지역 문화와 향토사 연구가 보다 깊고도 넓게 이어졌죠."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2013년 펴낸 인천시사는 사진으로 보는 시사 2권을 포함한 5권으로 꾸며졌으며, 이듬해부터 매해 주제를 정해서 시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린 2014은 인천 체육의 발자취로, 2015년에는 인천의 지명과 지지·지도로 이어졌다.

인천의 건축, 역사문화유산, 문화사적과 역사 터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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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문위원은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을 본떠 만든 '인천상식문답'과 '한국 최초 인천 최고 100선' 등 시민들이 좋아하는 책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다고 했다.

'인천상식문답'은 인천 역사에 대해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인천 정명(定名) 600년이던 2013년 각 기관과 단체들은 '인천 역사 골든벨'을 개최했는데, 당시 '인천상식문답'은 교재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 최초 인천 최고 100선' 또한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책도 거의 다 나간 것으로 알고 있고요."

'시민 공감, 역사의 대중화'는 강 전문위원의 모토와 같은 것이다.

"강덕우 박사님과 함께 일한 초기부터 '역사의 대중화'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대학에 있는 연구자처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그로 인해 1년에 6회씩 개최하는 시민 대상 향토사강좌도 16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에게 우리 역사를 알리기 위해 역사자료관 복도를 활용해서 역사 사진 전시회를 열고 일제 강점기 광고로 보는 인천이야기, 사라진 건축물, 10개 군·구 문화유산 소개 등도 했고요. '시민이 공감하지 않는 역사는 의미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좋아해 주셨던 총서 시리즈도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3대 도시' 인천·대구 논쟁 의견은

인천 역사, 개항 이후 강조되는 일 많아
'개국·왕도의 고장' 알려야겠다고 생각

#임기 마친 후 계획은

아직 발굴하고 해나가야 할 것들 많아
지역에 자긍심 갖도록 연구 계속할 것

강 전문위원은 인천이 300만 인구 시대에 들어선 2년 전 즈음에 인터넷 공간에서 인천과 대구 중 어디가 3대 도시인가를 두고 주고받은 네티즌들의 댓글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인구수에서 앞선 인천이 3대 도시가 아니냐는 주장에 대구 사람으로 여겨지는 네티즌이 천년 고도 경주를 인근에 끼고 있는 대구가 3대 도시가 맞다는 견해를 폈고, 논쟁은 거기서 흐지부지 끝났단다.

"당시 여러 생각을 했죠. 대구 사람으로 보이는 분이 역사로 편 반론에 할 말이 없었던 것이었겠죠. 인천의 역사는 개항 이후 130여년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인천의 개항 이전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외부 강의에선 항상 우리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인천의 옛 역사를 이야기하죠. 가령 삼국사기에 미추홀의 시작은 BC 18년으로 되어 있습니다. 반론을 제기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대다수 학자들이 그렇게 여기죠. 인천은 20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도시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국조 단군의 유향이 서려 있는 강화도는 고려시대의 왕릉이 온전히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개국과 왕도의 고장'으로서 인천의 정체성이 찾아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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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문위원의 계약기간은 오는 6월 9일까지이다.

시사편찬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서의 임기는 만료되지만, 인천 향토 사학자로서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아직도 인천 역사를 발굴하고 해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고 여겨집니다. 인천이 어떤 도시이고 왜 중요하며, 이를 통해 시민들이 자긍심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알릴 것입니다. 최근 들어 시민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식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연구하는 우리나 후학 모두를 긴장하게 만듭니다. 같은 소재의 글을 쓰더라도 최소한 한두 개의 새로운 사실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도 갖게 만듭니다. 이처럼 깨어있는 시민들께서 자제분들에게도 그러한 의식을 심어줬으면 합니다. '역사는 공기와 같은 것'입니다.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독도 문제와 동북 공정 등 무슨 일이 생겨야 중요성을 말합니다. 임기는 끝나더라도 역사의 대중화를 위한 활동과 인천 역사를 위한 행보는 이어갈 것입니다."

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강옥엽 전문위원은 ?


부산에서 태어나 고교시절까지 보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사학과(문학박사, 한국사 전공)를 졸업했다.

2000년 인천시 역사자료관 시사편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부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6년부터 인천시 인재개발원(공무원교육원) 인천 역사 강의를 하고 있으며, 부평구와 미추홀구 지명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인천광역시사를 비롯해 '문답으로 엮은 인천 역사'(강덕우 공저)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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