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얼비자천: 재앙은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05-30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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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점은 중국이나 한국이나 할 것 없이 유래가 심원하다. 중국이나 한국도 고대부터 국가의 중대사가 있으면 반드시 점을 치는 관리를 두고 점을 쳐서 결정했다.

공자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춘추에 관한 해설전인 춘추좌씨전에 당시 각국의 제후들이 대사를 점친 주역점 기록만 해도 20여 가지 넘게 나온다.

그중 한 이야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진(晉)나라 헌공(獻公)이 딸 백희(伯姬)를 진(秦)나라에 시집보내려고 주역점을 치니 귀매(歸妹· )괘의 상육효를 얻었다. 그 효사에 여자의 광주리에 과실이 없고 남자가 양을 찔러도 피가 나오지 않아 이로울 바가 없다고 하였다. 그 효사를 보고 점을 담당한 관리가 도와줄 사람이 없고 결국 전쟁이 나는데 자신의 나라가 패할 것이고 왕자도 언덕에서 죽을 것이라고 풀이한다. 백희는 진나라 헌공의 부인인 제강이 낳은 맏딸인데 점친 관리의 말대로 일이 벌어지자 후일 혜공(惠公)은 자신의 아버지인 헌공이 선택을 잘못했다고 원망하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점관의 점(占)풀이를 따라서 시집보내지 않았다면 자신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원망한 것이다. 그러자 한간(韓簡)이 그 점을 따랐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었을 것이라고 하며 시경의 "사람들이 받는 재앙은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초한 것이다"라는 내용의 구절을 인용하여 깨우쳐준다.

현실에서 점을 응용할 때 해당되는 사람의 덕량이 전제되지 않으면 점은 그 사람에서 아무런 이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시의 점술도 인간의 덕량을 전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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