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광복회 '변화의 바람' 중심에 선 김원웅 신임 회장

"통합 절대조건 '친일청산'… '정통성' 앞세워 적극 나설 것"

김도란·이종우 기자

발행일 2019-06-05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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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은 "현재 대한민국의 분열과 갈등도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있다"고 진단하고 "광복회가 국가 정통성의 중심에서 국민에게 존경받는 원로단체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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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가 심상치 않다.  

 

한때 관변단체 정도로 평가받던 광복회가 최근 회장 선거를 기점으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단순 보훈 단체를 벗어나 대한민국의 정신적 지주역을 자처하겠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3선 국회의원인 김원웅 제21대 광복회장이 있다.

'잠자는 광복회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겠다'는 구호를 걸고 광복회장에 당선된 김 회장을,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강원도 인제 허준약초학교에서 만났다.

김 회장은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 개정, 친일찬양 금지법 제정, 광복회의 혁신기획실 신설 등 다양한 독립유공자 관련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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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에게 존경받는 원로단체로 거듭나겠다.

"광복회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조직입니다. 국가 정통성의 중심에서 국민에게 존경받는 원로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뤄내겠습니다."

오는 7일 취임식을 앞둔 김원웅(75) 제21대 광복회장의 일성이다.

14·16·17대에 걸쳐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신임 회장은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은 '행동하는 민족주의자'다. 부친 김근수 선생은 조선의열단 출신으로 건국훈장 애국장을, 모친 전월선 선생은 여성광복군 출신으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집안의 후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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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8천600명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모인 조직이 친일 미화 교과서에 침묵하고, 일제의 조선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총리로 임명하는데 눈치만 보고 있던 때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광복회가 국가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민의 정신적 가치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취임식은 백범기념관에서 열린다. 보훈 단체 위주로 치러졌던 과거 광복회장 취임식과 달리 김 신임회장의 취임식에는 제주 4·3항쟁, 여순항쟁, 대구항쟁, 4·19, 6월 항쟁, 촛불 항쟁 등 다양한 민주화운동 진영과 시민단체 관계자가 대거 초청됐다. 보훈 단체를 넘어선 새로운 조직을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가 담긴 시도다.

그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는 광복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회원들의 생각이 선거 결과로 표출된 것 같다"며 "이젠 변화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광복회장직에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 친일 청산 제대로 못해 분열·갈등중

김 회장은 인터뷰 내내 대한민국과 민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앞으로 광복회가 앞장서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회장은 "분단 이후 친일 세력이 집권한 대한민국이 국민에게 진정한 애국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항상 고민해왔다"며 "우리 민족이 어려울 때 동족을 괴롭히고, 외세에 빌붙어 잘 지낸 사람을 집권세력으로 두고 애국을 말하는 것이 일제 때 '내선일체'와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진정한 애국의 대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국가 민족의 정통성을 담보한, 8천600명 독립운동가 후손이 모인 광복회가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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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현재 대한민국의 분열과 갈등도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제주 4·3, 여순항쟁, 부마사태, 4·19, 5·18 등 역사적 항쟁들은 모두 청산하지 않은 친일세력에 대한 저항사로 해석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친일세력들이 민중이나 민초들의 정당한 요구를 탄압하기 위해 빨갱이나 좌파로 몰아간 일들로 점철돼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해방 이후 친일파들이 민족주의 세력을 잡기 위해 일제강점기 치안유지법을 바꿔 만든 것이 지금의 국가보안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통합의 절대조건은 친일 청산이고, 친일 청산 없이는 대한민국의 발전은 어렵다"며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해 온 기득권 세력의 논리로는 국민을 통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세계 패권이 넘어가는 과도기인 지금이 대한민국 변화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중미 간 무역경쟁은 세계 패권을 두고 벌어진 마지막 힘겨루기라고 봐야 한다"며 "이런 국제정세 속에서 어떤 정체성을 가진 체제와 세력이 집권하는가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공감-김원웅 신임 광복회장
김원웅 광복회장이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강원도 인제 허준약초학교에서 수강생을 상대로 강의하고 있다.

# 독립유공자 처우 대폭 개선해야

김 회장은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현재 독립유공자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고, 예산과 정책에 있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현재 국가보훈처가 맡은 독립유공자 관련 사무를 국무총리 산하 별도의 조직에서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현재 국가유공자 안에는 재향군인, 월남전 참전용사, 6·25부상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며 "그러나 독립유공자는 근본부터 다른 국가유공자와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립운동가들은 누가 시켜 민족을 위해 나선 게 아니었다"며 "민족이 처한 위기 앞에서 자발적으로 자기 재산을 팔고, 저항에 나선 독립운동가들을 국방의 의무로 참전한 사람들과 같은 기준에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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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미국에서도 조지 워싱턴과 같은 독립운동가와 남북전쟁의 희생자는 격을 다르게 본다"며 "대한민국은 국가유공자라는 큰 틀 안에 독립유공자를 포함해놨는데, 이것도 친일 적폐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유신정권 때 독립유공자에게 불리하게 개정된 연금 지급 관련법을 원상회복하고, 애국지사와 광복회원의 연금 인상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거나 친일 미화를 하면 처벌하는 '친일찬양 금지법' 제정과 민족교육을 위한 연수원 설립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독립유공자의 대우 문제는 국가의 기강과 정체성과도 연관된다"면서 "친일파들이 만든 프레임에서 벗어나 국가의 근본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이종우·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사진/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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