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년 만의 경상수지 적자, 정부는 위기의식 가져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2012년 4월 이후 7년 만이다. 83개월 계속되던 흑자행진도 마감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6억6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수출과 여행, 배당이자 지급 등으로 인해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우리는 급격한 달러 유출로 인해 1997년 IMF라는 큰 시련을 겪은 바 있다. 경상수지 적자는 금융위기를 겪는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만큼 중요한 수치다.

경상수지 적자 원인은 수출 감소다. 4월 수출은 48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줄었다. 문제는 수출감소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지금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 때문도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상황에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는 게 오히려 더 충격이다.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경우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수출 부진의 원인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 단가 하락, 세계 교역량 부진이다. 14억3천만달러로 적자를 기록한 서비스 수지 역시 여전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4월 경상수지 적자를 외국인 배당 송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보다는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지가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더 크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 같은 경상수지 적자가 일시적인 현상이라 금세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상수지는 월별 기복이 심하고, 4월에는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몰려있고 관광도 성수기여서 관광수지 적자 폭이 커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경상수지의 가장 중요한 항목인 상품수지 흑자가 뚜렷하게 감소하는 추세여서 기조가 돌아설 것으로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미·중 무역전쟁이 갈수록 악화하는 데다 노사분규 등으로 국내 기업들도 활력을 잃고 있어 성장률이 탄력 있게 반등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정부의 바람대로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서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특히 최근 노동계의 파업도 걱정이다. 정부는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가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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