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갈등의 골 깊어진' 광교산 웰빙타운 인근 등산로

9면 광교현수막
수원 광교신도시 웰빙타운 인근 농지의 토지주 등이 평소 광교산을 찾는 시민들이 이용해오던 길을 사유지란 이유로 막고 나서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사진은 10일 토지주·경작주들이 등산로에 설치한 '개인사유지' 표시 현수막.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평소 주민 이용하던 길 토지주들
현수막 걸고 통행 막아 마찰 빚어
"공공용지 도로 사용금지 항의…"
일각 '땅값 보상 요구' 의혹 제기


수원 광교신도시 웰빙타운 인근 농지의 토지주 등이 평소 광교산을 찾는 시민들이 이용해 오던 길을 사유지란 이유로 막고 나서 인근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1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이달초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056의 5 등 토지주들은 '이 장소는 개인사유지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명시된 현수막을 총 8개소에 게시했다.



토지주들은 170명 규모의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뒤 회의를 거쳐 농작물을 심은 소유 임야에 펜스를 둘러칠 계획이다.

앞서 해당 등산로는 산악용 오토바이크 동호회가 수시로 드나들어 영통구청에서 자전거·오토바이 출입 자제 현수막을 붙이고 계도활동을 했던 곳(2018년 12월 31일자 7면 보도)이다.

토지주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자전거나 오토바이 출입보다, 2016년부터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과 갈등을 빚은 쇠죽골천 공공용지 도로 사용 금지에 대해 항의하는 뜻에서 펜스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근 16개 필지 토지주들의 대표격인 안모씨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토지주들이) 농사짓는 것을 반대하면서 차량의 공공용지 진·출입 자체를 막고 경운기만 다니라는 식이었다"며 "토지주들은 광교산에 산림도로를 만든다면 도로만큼 땅을 기부채납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평소 이용하던 등산로가 막히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날 남편과 함께 광교산 웰빙타운 등산로를 찾은 K(48)씨는 "아파트 정문에서부터 약수터까지 약 2㎞를 1시간 조금 더 걸려서 왕복할 수 있는 코스였는데, 토지주들이 현수막을 설치하고 출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구청에서 심은 나무도 이내 말라 죽어 일부러 농약을 뿌리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토지주들이 오는 12월 광교신도시 3차 준공을 앞두고 토지 보상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P(43)씨는 "오고 가기 어렵다는 경작주들에게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안전한 오토바이 등을 사드리려 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광교 개발과 더불어 토지 보상을 요구하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시는 수년째 아파트 주민들과 토지주들 사이의 반목과 갈등이 이어지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토지주가 진정을 내 해결이 되는가 싶더니 계속해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도시개발 이전부터 농사를 짓던 토지주들과 개발 이후 입주한 주민들이 서로 한발씩만 양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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