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석류꽃

권성훈

발행일 2019-06-1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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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없는

사랑의 火印(화인)

가슴에 찍혀



오늘도

달아오른

붉은 석류꽃



황홀하여라

끌 수 없는

사랑



초록의 잎새마다

불을 붙이며

꽃으로 타고 있네

이해인(1945~ )


권성훈(새사진201901~)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6월에 개화하는 석류꽃은 붉은색, 주황색, 백색, 노란색 등 석류나무 마다 다양하게 펼쳐진다. 석류는 다소곳하고 경건하게 피어난 꽃을 보아 깨끗함과 인자함의 상징으로 통하고, 빽빽하게 들어찬 열매를 보아 다산과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석류꽃의 꽃말은 '원숙한 아름다움'이지만 석류 열매에서 석류는 껍질을 깨고 나온 알갱이들의 모습이 조금 모자란 듯이 보이는 사람이 이를 드러내놓고 히죽거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바보'와 '어리숙함'이라는 꽃말도 함께 가진다. 사랑도 원숙해지면 가슴에 지울 수 없는 낙인 하나 주홍글씨처럼 찍히듯이. 달아오른 붉은 사랑은 너무나 황홀하여 끌 수도 없다. 그러기에 그 열매는 바보같이 울퉁불퉁 한 얼굴을 내밀면서 웃고 있지 않던가. 사랑도 짙어갈수록 석류꽃같이 '초록의 잎새마다 불을 붙이며' 어리숙하게 익어가면서 완성되어 가는 것과 같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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