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확대… 中企 삼키려는 '가구 공룡'

박보근 기자

발행일 2019-06-12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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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대여 서비스' 확대 조짐
영세업체, 온라인·대형매장 '3중고'
"업계 양극화 심화… 근간 흔들어"


국내 대형 가구 업체들이 잇따라 가구 대여(렌털)시장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 가구업체들의 경영난이 우려된다.

특히 대기업의 가구렌털 확대로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중소업체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내수판매 실적으로 본 가구제조업의 중소기업건강도지수(SHBI)는 2019년 5월 기준 74.7에 머물렀다. 전체 중소제조업 평균(77.1)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영세업체가 많은 가구업계의 특성상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가구조합 및 협회 관계자들은 대형 업체들의 온라인 판매에 더해 잇단 대형매장 개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이 30~40%가량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중소 가구업체의 숨통을 조이는 상황에서 대형 가구업체들이 가구 대여시장을 확대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경기도 등의 중소 가구 판매업체들은 위기감에 휩싸인 상태다.

대형 가구업체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대형 유통망을 앞세워 국내 렌털시장에 뛰어들면 판매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소 가구업체들의 시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개인 및 가정용품의 대여시장 규모가 2016년 5조5천억원에서 2020년에는 10조7천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지 않는 한 기존 매장 판매는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한샘은 지난 3월 렌털 임대업 준비에 돌입했고, 현대리바트도 올해 1월부터 '현대렌탈케어'를 앞세워 침대 매트리스 렌털을 시작했다. 이들은 소파, 식탁 등 일반 가구까지 대여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소 가구업체들은 가구 대여사업에 뛰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재고회전율이 낮고 창고 등의 인프라도 확보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 가구업계는 대형 가구업체들이 국내 시장 개척에만 열을 올린 나머지 중소업체가 갖고 있던 시장마저 잠식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대형매장 개점·렌털사업까지 '3중고'로 고사직전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김현석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 전무이사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이 활동하는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기보다는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해외 판로를 모색해야 한다"며 "가구렌털사업은 가구업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중소업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보근기자 muscl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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