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리 인하 효과 타이밍에 달렸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9-06-1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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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요구에 부정적이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달라졌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쳐서다. 12일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단기간 내 금리 인하를 고려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추후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총재의 변화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줄곧 기준금리(연 1.75%)를 밑돌고 있고, 만기 10년 이상 장기 국채 금리도 이달 들어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금융시장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이 총재의 마음을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통화 당국도 보조를 맞출 것을 권고하는가 하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IMF(국제통화기금)도 한국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상보다 길어진 경기침체가 가장 크다.

지금 대외환경은 매우 나쁘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고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경기도 심상찮다. 4월 경상수지도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수출도 지난해보다 16.6% 줄어 7개월 마이너스 행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리를 마지막으로 인하한 시점은 2016년 6월(연 1.25%)이다. 그 후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한 차례씩 금리를 올리기만 했다. 이런 와중에 이 총리의 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 나왔다.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최근 호주 중앙은행과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말레이시아와 아이슬란드 중앙은행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하했다. 모두 경기침체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세계 경제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내용은 복잡해지고 변화는 빨라졌다. 시장은 급변하는데 한은만 금리 정책에 너무 신중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론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정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 효과의 극대화는 타이밍에 달렸다. 그런 면에서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시의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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