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재빠른 은행들, 고객안전 '게으름'

김준석 기자

발행일 2019-06-17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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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영수증 줄여 年 500억원 효과
'비스페놀A' 순번대기표는 사용중
색 내는 촉매제… 암·성조숙증 유발

신한은행 "함유량 낮아 영향 적어"
KB국민 "이번달부터 제품 바꿔"


'종이영수증 줄이기'에 나선 금융업계가 발급비용 절감에만 급급한 나머지 환경호르몬에 노출된 고객 안전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카드결제 영수증 감소로 연간 5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이 예상되지만 일선 은행에선 환경호르몬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종이 순번 대기표'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다음 달부터 5만원 이하 카드결제 시 고객용 매출전표(영수증) 발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기존에는 고객이 "영수증을 버려달라"고 해도 일단은 총 2장(가맹점·고객용)의 영수증을 발급했는데 앞으로는 고객 의사에 따라 1장(가맹점용)만 발급한다는 것.

신한카드는 이달부터 카카오페이를 통한 전자영수증 발행 시범 서비스에 나섰으며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등도 전자영수증 발행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 같은 종이영수증 감소로 매년 카드사들이 부담해 온 약 513억원(지난 2015~2018년 연평균 영수증 발급비용, 금융결제원)의 발급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선 은행에선 환경호르몬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비스페놀A 순번 대기표'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비스페놀A는 주로 종이 순번 대기표나 영수증 등 표면에 색을 내는 촉매제로 쓰이는 화학 물질인데 만지기만 해도 체내 유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적은 노출에도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해 암·성조숙증·기형아 출산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때문에 오랜 기간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일부 대형마트나 주민센터에선 비스페놀A가 들어있지 않은 순번 대기표나 영수증 등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대부분 지점에선 여전히 비스페놀A 순번 대기표를 사용하고 있다.

종이영수증 감소로 비용 절감을 기대하는 카드사와 달리 고객들은 은행에서 순번 대기표로 인한 피해에 여전히 노출된 셈이다.

그럼에도 은행업계는 궁색한 변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 지점에 비스페놀A 순번 대기표가 납품되고 있지만 함유량이 낮아 인체 영향은 적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고,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달부터 주문이 들어오는 지점에는 비스페놀이 전혀 없는 제품을 보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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