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김치보다 2~3배 비싼 '태광그룹 김치' 직원 복리후생비로 샀다

디지털뉴스부

입력 2019-06-17 1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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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황제보석'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였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밤 서울 중구 자택에서 나와 남부구치소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이 그룹 계열사에 김치와 와인을 억지로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2~3배 비쌌지만 식품위생법 기준도 맞추지 않은 불량 김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태광그룹 소속 19개 계열사가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티시스'의 사업부인 '휘슬링락CC'로부터 김치를 고가에 구매하고, 역시 총수일가 지분율 100%인 '메르뱅'으로부터는 합리적 기준 없이 와인을 사들인 사실을 적발해 이 전 회장과 김기유 그룹 경영기획실장은 물론 태광산업과 흥국생명 등 19개 계열사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총 21억8천만원에 달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2014년 상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그룹 계열 골프장인 휘슬링락CC가 공급한 김치 512t을 95억5천만원에 구입했다.

김기유 실장이 김치 단가를 종류에 관계없이 10㎏에 19만원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서 계열사별 구매 수량까지 할당해 구매를 지시했고, 각 계열사는 이를 받아 다시 부서별로 물량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을 받은 계열사들은 김치를 직원 복리후생비 등으로 사들여 직원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나눠줬다.

태광산업 등 일부 계열사는 이 김치를 사려고 직원들의 사내근로복지기금에도 손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임직원들이 받은 김치는 제대로 된 김치도 아니었다.

강원도 홍천의 한 영농조합에서 위탁 제조됐으나 식품위생법에 따른 시설기준이나 영업등록, 설비위생인증 등을 준수하지 않아 고발돼, 현재 재판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김치는 월등히 비쌌다.

알타리무김치든 배추김치든 1㎏당 1만9천원으로 계열사에 팔렸다.

CJ '비비고' 김치의 경우 배추김치는 ㎏에 6천500원, 알타리무김치는 7천600원이라는 점이다.

대기업 브랜드 김치보다 태광의 '회장님표' 김치는 2~3배 비싸다.

한편 이러한 '김치 몰아주기'로 휘슬링락CC 김치의 영업이익률은 43.4~56.2%에 달해 2016~2017년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3~5%)의 11~14배에 달한다.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9월까지는 이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이 지분 100%를 갖고 있고 부인이 대표이사를 맡은 계열사인 메르뱅으로부터 와인을 46억원어치 구매하며 일감을 몰아준 사실도 적발됐다.

그룹 경영기획실은 2014년 8월 계열사들에 명절 때 메르뱅에서 와인을 구매해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계열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사별로 임직원 선물 지급 기준을 개정한 뒤 복리후생비나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으로 와인을 구입했다.

이렇게 태광 19개 계열사가 2년 넘게 김치와 와인 구매를 통해 총수일가에 제공한 이익은 33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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