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창구 악용' 무방비]"결제는 현금만 받습니다"… 네이버 밴드의 수상한 직거래

박보근 기자

발행일 2019-06-18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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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카드 안받고 계좌이체 활용
당국 제보 아니면 매출파악 어려워

박모(60)씨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 운영되는 농수산물 직거래를 우연히 알게 돼 건강식품을 찾아보다 이해하기 힘든 거래 행태에 미심쩍은 기분이 들었다.

직접 키운 도라지로 만든 수제청을 팔고 있는 판매자로부터 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을 원할 경우 부가세를 별도로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밴드에 글을 올린 판매자에게 "왜 카드결제는 안되냐"고 묻자 판매자는 "카드로 결제하려면 마트에 가서 사라"며 오히려 화를 냈다.

이처럼 밴드를 비롯해 SNS상에서 운영되는 마켓과 같은 온라인 거래 방식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지만, 결제는 대부분 계좌이체를 통한 현금결제로만 이뤄지고 있어 또 다른 탈세의 온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A마켓에 따르면 해당 마켓 구독자는 약 19만명에 달하며 각종 농수산물 직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판매자들은 중간 유통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마켓을 이용한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마켓에서 판매되는 대다수 제품이 현금 결제로만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B마켓 역시 판매 글마다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거래는 판매자의 개인번호로 연락한 뒤 계좌를 받아 진행된다.

다른 마켓을 둘러봐도 카드 결제로 물건을 판매한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상품을 주문하기 위해선 현금으로 결제해야만 했다.

이 같은 계좌이체를 통한 현금 결제 방식은 과세 당국이 판매자들의 실제 매출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매출액, 매출원가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정확한 소득 추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SNS를 통한 직거래 시장의 규모와 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 결제와 다르게 계좌이체를 통한 거래는 모니터링이 어려워 탈세 여부를 가려내기 쉽지 않다"며 "과세 당국이 탈세를 적발하기 위해선 제보를 통해 확인하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보근기자 muscl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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