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 책임' 상수도본부 '무늬만 개혁' 안된다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06-20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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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시장, 영종 가압장 찾아 방류·수질 살펴
'붉은 수돗물 사태'로 주민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남춘 인천시장(가운데)과 홍인성 중구청장(오른쪽)이 19일 오전 인천시 중구 운남동 영종도 통합가압장에서 방류 및 수질상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쉬러 가거나 좌천 당하는 곳 '인식'
현장 중심 7~8급·연구인력 태부족
실무보다 '관리형 체질' 사태 키워
명칭 변경 넘어 인적쇄신 수반돼야


인천 서구·영종지역의 붉은수돗물(적수·赤水) 사태로 무능과 안전불감증을 확인한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체질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지시하기는 했지만, 명칭과 조직만 바꾸는 식의 '무늬만 개혁'이 되지 않으려면 인적 쇄신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지난 17~18일 잇따라 연 기자회견에서 적수 발생과 사태 장기화를 자초한 상수도사업본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환경부의 종합 대책 발표와 감사 결과가 나오면 상수도본부가 본격적으로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1989년 인천시 상하수도국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별도의 사업소로 개편됐다.

인천시는 상수도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기업행정, 수도토목)을 별도로 채용해 본부에 배치했지만, 승진 적체와 업체 유착 등의 문제가 안팎에서 터지자 2010년 이 직렬을 일반직과 통합했다.

또 2014년 기능직 공무원들의 일반직 전환이 가능해지면서 상수도 베테랑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상수도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되면서 본부의 업무가 안정적인 운영 위주로 흘러가면서 인천시 공무원들에게는 '지나가는 자리' 또는 '쉬러 가는 자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승진을 앞두고 잠시 근무평정을 쌓으러 가는 곳, 문제가 있는 직원을 보내는 곳, 인사상 불이익을 주려고 좌천시키는 곳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본부 내부에서는 '여기가 의무실이냐'라는 불만 섞인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본부의 직원은 561명으로 정원(618명) 대비 90%를 유지하고 있어 인력이 부족한 편은 아니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창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야 할 7~8급 직원들은 정원(403명)보다 100명이 부족하다.

이 빈자리는 정원에도 없는 9급 직원들이 메우는 실정이다. 특히 규모가 비슷한 부산과 대구의 상수도본부는 연구직이 각각 31명, 41명인데 비해 인천시는 19명에 불과하다.

실무형, 전문성을 추구하기보다는 관리형으로 짜인 상수도본부의 체질 탓에 사태가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확한 원인도 결국 정부 조사단이 투입돼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권역별로 구성된 사업소는 결국 '책상머리 행정'으로 현장 대응을 어렵게 했다.

이번 사태는 인천 시내와 멀리 떨어진 검단과 영종지역에서 발생했는데 민원을 서구 심곡동에 있는 서부수도관리사업소가 담당하다 보니 기민한 대처가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상수도 업무 기능과 조직에 대해서 진단을 하고 있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인적 쇄신을 동반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결론이 나오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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