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적수 장기화 원인 분석]인천 상수도 도면 '구멍'… 배수지점도 확인 못한채 방류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06-20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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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망 높낮이 표시 '종단면도' 없어
발생초기 정체구간 입체적분석 못해
소화전 위주 이물질 배출 '주먹구구'
상수도본부 "지형도 통해 확인 가능"


인천 서구·영종지역의 붉은 수돗물(적수·赤水) 사태의 장기화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상수관망의 높낮이 현황을 구축하지 못한 것이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사태의 장기화는 이물질의 공촌정수장 유입과 함께 체계적인 방류 지연도 한 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수돗물에 섞인 이물질을 배출하기 위해 사고 발생 초기에 소화전 위주로 방류를 실시했는데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상수도관은 정수장의 물을 지역별 배수지로 보내는 송수관, 배수지의 물을 동네 곳곳으로 분배하는 배수관, 각 가정(건물)으로 최종적으로 물을 보내는 급수관 등으로 구성됐다.

총 길이 6천800㎞에 달하는 상수도관은 1.2m 깊이에 거미줄처럼 매설돼 있다.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누수 등 비상사태 시에는 도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인천시가 GIS(지리정보시스템)를 구축해 상수도관의 도면을 관리하고 있기는 하나 관망의 높낮이를 표시한 종단면도가 없어 배수지점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채 방류 작업을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상수도관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 수평이 아니라 약간 비스듬하게 매설되는 구간도 있는데 도면으로는 이런 부분이 확인되지 않아 체계적인 방류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관망의 높낮이에 따라 정체 구간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입체적인 분석 없이 소화전 위주로 방류를 실시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관망이 어디가 높고 어디가 낮은지 파악을 한 뒤 정체 구간 위주로 방류를 해야 하는데 종단면도 없이 방류를 했기 때문에 사태 장기화의 한 원인이 됐다"고 했다.

이번 사태를 인천시가 허둥지둥 대처하면서 상수도본부가 관망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하에는 상수도관 외에도 전기, 하수, 통신 등 각종 시설이 매설돼 있는데 공사를 하려고 땅을 팠을 때 설계대로 작업이 여의치 않아 우회하거나 높낮이를 계획과 다르게 설치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수도 현장에서 오래 일한 종사자들은 원래 설계도면과 다른 실제 매설 현황을 별도로 작성한 이른바 '족보'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수도본부의 한 관계자는 "도면은 송수관부터 급수관까지 GIS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고 종단면도의 경우 꼭 구축해야 하는 도면은 아니다"라며 "관망의 높낮이는 지형도를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 환경부 입장과는 다르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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