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하자' 아파트, 입주전 보수 미흡하면 사용검사 못 받는다

입주 전 방문점검 법제화, 하자 기준 확대 등으로 입주자 구제 쉬워져
정부, 하자 예방·입주자 권리 강화 방안 마련…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행

연합뉴스

입력 2019-06-20 12: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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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 상반기께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건설사는 입주민들이 하자 점검표에 기록한 주요 결함들을 반드시 입주 전까지 고쳐야만 최종 입주를 위한 사용검사 확인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새집 마련의 꿈을 '악몽'으로 바꾸는 아파트 하자 관련 피해·분쟁을 줄이기 위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 하자 예방 및 입주자 권리 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방안에 따르면 우선 아파트 입주에 앞서 입주자들이 먼저 집을 둘러보는 '사전 방문제도'가 법으로서 정식 점검 절차로 규정된다.

건설사 등 사업 주체는 전문 지식이 부족한 입주민에게 '사전방문 점검표'를 나눠주고, 그 결과를 반영해 보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건에 대해 사용검사 또는 입주 전까지 보수를 마쳐야 한다. 정해진 시점까지 보수가 완료되지 못하면 일단 과태료가 부과된다.

같은 취지에서 명확한 부실시공에 대해 사용검사권자가 시정 명령·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정상적 주거생활이 곤란한 수준의 하자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용검사 자체를 유보할 수 있도록 사용검사권자(시장·군수·구청장)의 권한이나 사용검사 기준도 손질될 예정이다.

아울러 건설사 등 사업 주체는 이 모든 종합적 보수 결과를 '조치결과 확인서' 형식으로 입주민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다만 입주 전 방문제도가 법제화하더라도 '보수 필요 인정' 주체가 건설사인 만큼, 입주민들과 하자 여부를 놓고 이견이 생기면 결국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에 나서야 하는 것은 지금과 마찬가지다.

지방자치단체가 전문가로 구성된 '품질점검단'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곧 마련된다. 이미 경기도 등에서 도입한 품질점검단 제도는 이들 전문가가 아파트 개별 가구 공간과 공유 공간 등을 점검해 객관적·전문적 하자 판단을 내리고 이를 사용검사권자도 참고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자에 대한 건설사와 입주민 간 이견으로 갈등이 빚어졌을 때, 하자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도 개선된다.

지금까지는 하자심사위가 적용하는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및 하자 판정 기준'(이하 하자 판정 기준)상 하자의 범위가 법원 판례, 건설감정 실무 등 다른 기준보다 좁은 경우가 많아 입주민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예를 들어 석재 하자, 지하주차장 시공 불량, 단지내 도로·보도 하자, 가구 하자, 보온재 미시공 등은 현재 하자 판정 기준에서 하자 범위에 들어있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하자 기준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소송까지 가지 않고 하자심사위 결정만으로도 되도록 많은 입주민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주자는 취지다.

입주 후 하자 보수를 받기도 수월해진다.

관리사무소 등 아파트 관리 주체는 앞으로 입주민들이 요청한 '하자 보수 청구' 명세를 각 공사 종류별 하자보수 청구 기간 만료 시점 후 5년까지 반드시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은 하자담보책임 기간 내 하자보수 청구 명세가 확인되는 경우에만 하자담보책임 기간 이후에도 청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명세의 장기 보관이 매우 중요하다.

하자심사위가 하자로 판정한 경우, 이 결정을 관할 관청(지방자치단체)과 즉시 공유해 바로 보수 공사 명령이 내려질 수 있도록 시스템도 개선된다.

아울러 하자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현재 조정 역뿐인 하자심사위에 재정 기능도 추가된다.

조정 제도는 어느 한 당사자가 조정안을 반대하면 어떤 결정도 내려질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많은 경우 소송을 거쳐야만 분쟁이 해결된다.

하지만 재정 제도는 재정 결정 시점부터 일정 기간 내 어느 쪽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하자심사위 단계에서 분쟁이 끝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 하자 분쟁의 원인이 대부분 공사 기한에 쫓긴 마감 공사 부실인 만큼, 건설 공정상 앞서 진행되는 다른 종류의 건설 작업에서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리자 등의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 업체별 하자 이력을 현장점검 대상 선정과 하자보수 보증료율 차별화 등에 활용하는 방안 등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관련 법률이 만약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부터 개선 방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모두 2만495건의 하자 분쟁 건이 하심위에 접수됐고, 이 가운데 49.9%(1만226건)에 대해 하자 판정이 내려졌다. 나머지 가운데 10.9%(2천244건)에서는 조정이 성립됐지만 7.2%(1천485건)는 결국 조정이 결렬돼 소송 등으로 이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