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병원 협조받아 부상당한 시위대 체포…비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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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21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 앞에 모여 있다.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는 시위대는 대부분 검은 옷에 마스크를 착용했다. /홍콩 AP=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병원들의 협조를 얻어 지난 12일 시위 도중 다쳐서 병원에 온 시위대를 체포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지난 12일 수만 명의 홍콩 시민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저지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물대포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8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홍콩 경찰은 '과잉 진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민간 비영리 병원인 홍콩 췬안 애드벤티스트병원은 지난 12일 밤 다친 시위 참여자가 병원에 와서 치료를 요구하자 상처 소독 등 기본적인 처치만을 한 후 본격적인 치료를 거부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이어 병원 직원은 경찰에 이를 통보했고, 경찰은 이 시위 참여자를 체포했다.

경찰 요청으로 이러한 조처를 했다는 이 병원은 당시 응급실 벽에 "범죄 활동에 관련된 환자에 관해서는 치료를 거부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경찰에 환자의 개인정보를 넘길 수 있다"는 내용의 공지까지 붙여놓았다.

이러한 일은 홍콩 내 여러 병원에서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시위에 참여했다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아 퀸 엘리자베스 병원을 찾은 대학생 아웬 씨는 "간호사가 진료 기록을 작성한 후 경찰에 넌지시 이를 알려줬으며, 잠시 후 경찰에 체포당했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부상한 시위 참여자까지 강제 연행한 경찰의 행태가 홍콩 시위에 더욱 많은 시민이 참여하게 한 원인이 됐다고 홍콩 언론은 지적했다.

경찰의 협조 요청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환자의 치료를 거부하고 환자 개인정보까지 환자 동의 없이 경찰에 넘긴 병원의 행태에 거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12일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어난 후 16일 도심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의 홍콩 시민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이는 홍콩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였다.

21일에도 홍콩 도심의 경찰본부를 포위한 수천명의 시위대는 지난 12일 시위 때 경찰의 과잉 진압을 사과하고, 체포된 시위 참여자를 전원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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