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년의 '늘찬문화']법정 문화도시 지정이 갖는 의미에 대하여

손경년

발행일 2019-06-24 제2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지정후 사업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어젠다 공유·합의 방법 고민 필요
사회·경제·환경·문화등 모든 영역
공공이익과 사회적 가치 이해
권리보장 스스로 만들어 가야

2019062301001748000086631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전국의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문화도시 사업은 작년 예비도시로 지정된 10개의 도시 외에 올해 35개 이상의 지자체가 신청한다는 소문이 있다. 알다시피 문화도시·문화지구의 지정 및 지원에 관한 내용은 '지역문화진흥법' 제4장에 담겨있다.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전통, 역사, 영상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정된 도시'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소속으로 설치되어있는 문화도시심의위원회는 지자체가 제출한 문화도시 조성계획 추진 실적을 평가, 계획의 승인일부터 1년 이후 심사를 거쳐 해당 지자체를 문화도시로 지정하게 된다. 이와 함께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된 경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승인받은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또는 계획의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자발적으로 취소를 요청하는 경우는 문화도시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많은 지자체가 법정 문화도시의 지정에 관심을 갖는 일차적인 이유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 선정된 예비사업 도시들은 그동안 컨설팅 및 현장실사를 거쳐 올해 문화도시로 최종 선정될 것이며, 이 경우 일대일 대응방식으로 최대 200억원의 예산지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2019년 예비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예산확보라는 입장에서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미 도시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을 지니고 있는 시민들과 지자체의 경우 굳이 문화도시 지정을 원하는 이유는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시민 공감 및 함께 즐길 수 있는 고유한 문화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그래서 삶의 질이 보장되는 도시를 꿈꾸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마다 문화도시를 어떻게 꿈꾸는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지만 그래도 위로부터의 계획과 실행의 방식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방식, 다시 말해 시민의 주체적인 참여를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도시'의 모습을 상상하고 만들 수 있는 계획수립을 위해 지자체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이 사업이 설계될 때 고려되었던 미덕이 어느 정도 작동되고 있는 모습의 하나라 여겨진다. 다시 말해 문화도시 예비사업 지정 및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준비하는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전문가 컨설팅뿐만 아니라 시민의견 수렴의 방식으로 다양한 주제를 가진 워킹그룹을 조직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공간문화센터 대표 최정한은 우리가 꿈꾸는 문화도시의 실현이란 '내 안의 시민성을 우리의 시민력으로 변환시키는 문화적 힘이 어떠한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다양성, 지속성, 개방성, 관용성, 자기주도성, 관계지향 및 과정을 통해 시민성을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 내 삶 및 도시의 관계를 직접 바꾸어 나가는 계기, 즉 '문화를 통한 지역의 재구성'이 이루어질 때 문화도시로서의 면모가 발현된다는 것이다.

특히 '과정'과 '환류'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문화도시 사업의 지향점은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아는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주권자'라는 말에서처럼 '주권자로서의 시민으로부터 뿌리를 먼저 내리는 과정을 포함한 사업수행역량'과 '지속가능한 도시로서의 발전체계를 갖춘 도시'에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도시 예비사업 및 문화도시로 지정되었다 함은 지정 그 자체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후 어떻게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인가, 진행과정을 통해 도시 어젠다를 어떻게 시민과 공유, 토론, 합의해 나갈 것인가의 본격적인 과제가 사실상 시작된다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법정문화도시로서의 지정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의미는,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소리, 냄새, 미세먼지, 최소단위의 생활기반조건, 에너지, 반려동물 생존조건, 공공재' 등에 관한 고민을 '위임, 분권, 자율, 협치'와 '우정, 환대,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나가면서 '사회, 경제, 환경,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시민이 당연한 권리의 보장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실천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손경년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