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노조 파업 결의, 배경과 향배]지난 10년간 사고·과로 166명 숨져… "집배원들 살려달라"

강기정·신지영·배재흥 기자

발행일 2019-06-26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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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면 집배원 파업 분위기1
전국우정노조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92.9%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 된 25일 오전 안양 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노조는 26일 종료되는 쟁의조정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음 달 6일 파업 출정식을 하고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일반근로자보다 연간 87일 더 근무
올 1천명·단계적 2천명 증원 주장
본부 "경영난 이유 여력 없다" 입장
국비 지원도 '하나의 해결책' 거론

사상 최초의 집배원 파업이 결정되면서 파업의 배경과 파업에 따른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정노조는 집배원 파업을 결의한 25일 "쟁의행위의 압도적 찬성은 중노동 과로로 죽어가는 집배원을 살려 달라는 조합원의 열망이 그만큼 뜨겁다는 의미"라고 파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해 우정사업본부, 전문가와 함께 참여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의 권고에 따라 올해 1천명 정규직 증원, 단계적 2천명 증원을 주장해왔다.

구조화된 장시간 노동과 만성적인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규모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반면 본부는 경영난을 이유로 인력 충원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노사가 첨예하게 입장차를 보이면서 결국 파업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의 정책권고안에는 집배원의 열악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은 2천754시간으로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2016년 2천52시간)보다 693시간이나 길었다. 집배원이 일반 근로자보다 87일을 더 일하는 셈이다.

이 뿐 아니라 지난 2015년 재개된 토요근무로 집배원들의 근무 환경은 더 열악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간 사고와 과로 등으로 집배원 166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구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수도권의 근무 환경은 더욱 심각하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경인 지역 집배원은 1인 평균 하루 1천100통의 일반통상우편물을 처리하고, 등기우편은 120~160통, 택배는 80~180개를 처리하고 있다.

추진단은 정규직 1천명을 증원하는데 41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추진단 권고안에는 "장시간 노동의 해소를 위해 토요근무 폐지가 필요하다"면서 "민간택배기업과 소비자 반발을 고려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파업을 계기로 집배원 인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국비 지원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에 집배원 인력충원 예산안이 올라갔지만 일부 이견으로 통과되진 못했다.

/강기정·신지영·배재흥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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