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없이 떳떳하게 유통되는 '몰카 앱'

박보근 기자

발행일 2019-06-27 제9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무음·위장화면으로도 촬영 가능
앱스토어 등 손쉽게 '다운로드'
본격적인 여름철 범죄 급증 우려
법적 근거 필요… 대책 마련 시급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면서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범죄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불법 촬영에 악용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몰카 앱)이 어떠한 규제도 없이 유통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음 촬영은 물론 포털사이트 뉴스화면 상태, 디스플레이 화면이 꺼진 상태 등 위장 화면에서도 촬영할 수 있는 등 스마트폰 몰카 기술은 진보하고 있지만 관련 규제 법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건수는 2011년 1천535건에서 2017년 6천465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도내 불법촬영 발생 건수는 2017년 1천292건에 달했다. 이 중 불법 촬영의 90% 이상에 스마트폰이 사용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불법 촬영에 활용되는 몰카 앱은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 2004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 정보통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휴대폰 불법 촬영 방지를 위해 만든 '휴대폰 카메라 촬영음에 대한 단체 표준'이 법으로 제정되지 않아서다.

몰카를 방지하기 위해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시 60~68dBA 사이의 촬영음이 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인데 강제성이 없어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만 자발적으로 시행할 뿐이다.

결국 무음 카메라 앱, 위장 촬영 앱이 시중에 버젓이 유통되면서 휴대폰 카메라 촬영음 단체표준은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실제 무음과 위장 화면 기능이 동시에 탑재된 '좋은 무음 카메라' 앱은 1천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문제는 향후에도 불법 촬영 등에 활용되는 몰카 앱의 제작과 유통을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당 앱들은 불법 촬영 등 범죄에 사용될 때만 위법일 뿐, 조용한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등의 순기능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법제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28·여)씨는 "여름철이 되면 몰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적어도 사람이 피사체로 인식되는 경우에는 소리가 나도록 하는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철과 공공장소에서 몰카 앱을 이용한 불법 촬영이 많이 발생하지만 은밀하게 이뤄지다 보니 단속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불법 촬영 앱을 규제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보근기자 muscle@kyeongin.com

박보근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