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복귀, 화웨이 완화범위 등 불투명 '핵심쟁점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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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9일 일본 오사카 담판에서 양국 간 무역 전쟁관련해 추가 관세부과 중단을 통한 휴전과 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최종 합의 타결까지는 여전히 험로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두 정상이 담판을 통해 확전은 피했지만, 그동안 협상을 교착상태에 빠뜨렸던 핵심쟁점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동 결과에 "근본적인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어떤 주요한 돌파구 신호도 없다"고 평가했다.



NYT는 다른 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논의의 세부사항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고, 양국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궁극적인 (무역협상) 결과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면서 "양국 간의 이견이 여전히 '깨지기 쉬운 평화'를 탈선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중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장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시정하기 위한 법률개정 약속을 합의문에 명기하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미국은 중국이 이 같은 약속을 했다가 막판에 말을 바꿨다면서 대중 추가관세를 부과, 협상의 판이 뒤틀렸다.

미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협상 궤도로 복귀했다"면서도 "우리는 합의를 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우리가 중단했던 지점에서부터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약속을 번복하기 전의 상황을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국은 법률개정 약속을 합의문에 명시하는 문제에 '균형된 합의'를 주장하며 거부해왔으며, 합의 타결 시 미국이 부과하는 총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25%)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중국의 즉각적인 관세철회 요구에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적어도 관세 가운데 일부는 합의 시에도 유지하거나, 관세를 철회하더라도 중국이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는 재부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런 핵심쟁점들에 대한 진전된 신호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협상이 재개돼도 난항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면서 협상이 "복잡하다(intricate)"고 표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양국) 정상들이 '평등과 상호존중'의 토대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평등과 상호존중을 강조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NYT에 미·중 휴전 합의에도 "어느 쪽도 양보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휴전은 광범위한 분쟁의 한 전선에서만의 휴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은 진정한 합의에 도달하기보다 계속해서 제자리를 맴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향후 협상에서 주목되는 것은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인 화웨이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미·중이 추가관세를 부과하며 대결이 격화하는 와중에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기업들이 부품판매 등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미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기업들의 화웨이에 대한 더 많은 판매를 허용할 할 것이라며 미 상무부가 조만간 이와 관련한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문제는 무역협상 마무리 상황에 가서야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문제를 무역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압박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중국은 화웨이 문제를 협상타결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에 일단 보류한 나머지 3천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카드와 화웨이 카드로 중국을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전히 풀겠다는 것인지, 부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화웨이에 대한 판매 허용을 안보 우려가 없는 분야로 한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구명밧줄을 던졌지만, 화웨이가 안전한 항구까지 도착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관련 언급에 중국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 같은 불명확성을 반영하는 것이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의 G20 담당 특사인 왕 샤오룽(Wang Xiaolong)은 "약속한 대로 이뤄지면 우리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완화나 해제 시 미 의회 등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화웨이 문제는 "공정한 무역을 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강력한 수단 가운데 하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선다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한 우리의 능력을 급격히 훼손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이슈와 별도로 화웨이는 다른 문제도 안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미 검찰은 화웨이와 멍 부회장을 은행사기, 기술절취, 사법 방해 등 혐의로 기소한 상황이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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