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한국교육학회 학술대회서 '학교 안 여성혐오' 연구 발표

"여학생 외모 놀림 대상… 일부 교사도 性편견"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발표 모습
지난 20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한국교육학회 2019 연차학술대회에서 경기도교육연구원이 기관발표를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 제공

여학생들은 '예뻐야 한다' 내면화
일상적 '평가'… 모욕·차별 가능성
학업성적 중시 문화 탓 쉽게 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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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학생들 사이에서 여성 혐오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여성의 외모를 둘러싼 성차별적인 '젠더 정치학'이 학교와 교실에 자리 잡고 있으며 여성 혐오와 차별 문제를 학교 공동체의 문제로 다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교육학회는 지난 28∼29일 서울교대에서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 포용, 그리고 교육'이라는 주제로 '2019 연차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곳에서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차별과 배제를 넘어 민주시민교육으로'라는 주제로 기관 발표를 맡았다.

이 자리에서 이혜정 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 안 혐오 현상과 교육의 과제'라는 주제로 학교 내 여성 혐오 현상을 다뤘다.

그는 도내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학생들은 예쁘고 날씬한 외모를 갖는 것이 여성의 중요한 과제임을 내면화하고 있으며, 남학생들은 일상적으로 이런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동시에 모욕적인 혐오 표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실제 여학생들은 '예쁜' 여성이 되기 위해 화장과 다이어트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다. 또 '예쁜' 얼굴과 더불어 '뚱뚱하지 않는 몸'은 여학생들이 추구하는 '여성스러운' 외모에 포함됐다.

반면 남학생들은 이러한 여학생들의 외모에 대해 다양한 방식의 평가가 있었다.

일부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의 지나친 화장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또 다른 남학생들은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비하하기도 했다고 이 연구위원은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일부 남학생들에 의해 주도되는 여학생의 외모에 대한 혐오 현상은 여성의 이상적인 혹은 정상적인 외모가 이 학급에서 생산·재생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혐오표현을 듣는 여학생 입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자신의 외모가 비하와 놀림의 대상이 됨을 의미하고 그 과정에서 모욕감을 느끼며 차별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교사의 태도와 학업 중심의 학교 문화에서 찾았다. 일부 교사들은 '남자는 여자보다 힘이 세다', '남자는 약한 여자의 일을 대신해야 한다'는 등 성 편견과 성별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여성혐오를 구성하는 지배적인 문화는 '얼마나 여성적인가' 혹은 '얼마나 여성적이지 않은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업성적 중심의 학교 문화와 해당 사실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교사들의 태도도 지적했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 모두 학업 성취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성적과 학업 분위기 조성 이외의 것들은 부차적으로 여기기 쉬워 이러한 여성 혐오 현상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넘길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학교가 한 사람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소수자 학생도 학교에서 차별없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학교 안에서 차별과 배제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건강한 토론과 풍부한 논의에 의해 적절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지영·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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