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최연소 국가대표 신유빈. /연합뉴스 |
최저학력제 탓 대회 출전 못해
신유빈, 가족과 상의 끝에 결정
도교육청 "책임감… 대책 논의"
한국 탁구 역사상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로 선발된 '탁구 천재' 신유빈(수원 청명중)이 고등학교 진학을 사실상 포기했다.
신유빈의 부친 신수현 수원시탁구협회 전무는 1일 "지난해 가족회의를 통해 고교 진학을 포기하는 것으로 일단 결정했다"며 "그 결정은 날이 갈수록 더욱 확고해졌다. 일단 유빈이는 지금보다 더 탁구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유빈의 고교 진학 포기는 학업을 운동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선수 본인과 가족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 전무는 "유빈이가 어느 날 '학교 진도를 쫓아가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 공부를 잘해왔던 편이지만, 운동에 전념을 하면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게 됐다"며 "학생들의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매일 같이 오후 3~4시까지 앉아있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수업시간에 졸지도 않는 아이인데, 밤 늦게까지 운동하느라 체력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렸다"며 "정부 정책이나 경기교육청 정책을 1년여간 살펴봤는데, 엘리트 체육에 몸담고 있는 우리 아이가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엘리트 체육을 오히려 포기하게 하는 정책만 나와 고교 진학을 포기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신유빈은 지난 5월 말 진행된 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제외한 기타 국내 선수권 대회 등에는 학생선수 최저학력제에 걸려 출전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인 후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신유빈은 고교 진학을 하지 않으면 전국체육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1월 31일 대한체육회에서 경기인등록 규정을 변경하고, 대한탁구협회 경기위원회가 중학교 졸업 후 실업팀 입단은 가능하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려 실업팀에 입단해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경기도교육청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청명초-청명중-청명고' 체제로 수원에서 탁구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 선수 관리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임코치, 체육지도자 등을 배치해 선수 육성을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판단했다"며 "당장 청명고에서도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신유빈이 고교 진학을 포기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른 시일 내에 신 전무와 접촉해 진학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유승민 IOC 선수위원까지 대동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