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달 착륙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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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난다. 1969년 7월 20일. 일요일이었다. 동네에 TV가 있는 집은 딱 한 곳이었는데, 그 집에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마음씨 좋은 집주인은 싫은 내색 없이 오히려 어른들에게 이날을 기념하자며 막걸리를 한 사발씩 따라 주었다. 우리는 모두 TV 앞에 모였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실황중계를 보기 위해서다. 흑백 TV를 통해 달에서 껑충껑충 뛰던 사람이 닐 암스트롱이고, 그가 달을 밟으며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말했다는 것은 후에 알았다. 그때는 당장 달에 방아를 찧는 토끼가 살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

우주 탐사의 역사는 미·소 체제 경쟁의 역사다. 1961년 구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에서 108분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돌고 돌아왔다. 미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달 정복을 선언했다. 아폴로호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미국이 달을 선점했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으면 기록은 늘 뒤처지게 마련이다. 경제 악화로 러시아는 우주에 투자할 여력을 잃었고, 미국도 재정 건전성 등을 이유로 항공우주국(NASA)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우주는 점점 기억에서 사라졌다.

우주경쟁에 다시 불을 붙인 건 미국의 사업가 데니스 티토였다. 그는 2001년 러시아에 2천만 달러를 내고 민간인 최초로 소유스 우주선을 탔다. 이후 18년간 총 7명의 민간인이 사비를 털어 우주로 나갔다. 이를 본 기업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의 블루 오리진, 버진 에어라인 창업주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우주 항공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는 20일은 인류가 달에 첫발을 디딘 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다. NASA는 이를 기념해 지난달 '아르테미스'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해 달 궤도 무인비행을 하고, 2022년 2호로 우주인을 싣고 달 궤도 비행을 한 뒤, 2024년 아르테미스 3호로 유인 달 착륙을 하며 최종적으로 달에 인간이 머물 기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 속 사냥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상징하듯, 첫 유인 달 탐사 우주인으로 여성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의 목표는 달이 아니다. 따로 있다. 화성에 가는 것이다. 50년 전 암스트롱의 발걸음은 화성을 향한 위대한 도약이 될 것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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