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섭 "조속 추진" 지시… 심의 한달전에 예산 세워

일가 땅 밀집지역 도로 개설 '재산 부풀리기' 의혹

박경호·김태양 기자

발행일 2019-07-08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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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안해변' 관련 시행계획 문서
'법의 절차보다는' 지시사항 명시
부서 전달 직후 용역비 추경 편성
통상적 행정처리에 비해 빠른 진행


김홍섭 전 인천 중구청장이 재임 시절 일가친척이 소유한 토지 밀집지역에 도로 개설사업을 추진해 '재산 부풀리기' 의혹(7월 3일자 1면 보도)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 전 구청장이 해당 사업의 '조속 추진'을 관련 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구청장의 지시 이후 해당 사업이 통상적인 행정절차보다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 기반시설과가 작성한 '마시안해변 도로개설공사 시행계획 수립' 문서에는 '2017년 5월 25일. 구청장님 지시사항'이라고 표시하고 "덕교동 일원의 도로공사는 법의 절차보다는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조속히 추진하기 바람"이라고 명시돼 있다.

구는 마시안해변 도로개설이 시급한 이유로 도로 폭이 4~5m에 불과해 주말이나 여름 성수기 교통량이 집중될 때 차량 정체가 극심하고, 사유지를 도로로 사용하면서 중구가 덕교동 일원에 연간 약 1억원을 토지 임차료로 지급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구는 또 불법건축물의 자발적인 정비를 유도해 카페거리 조성 등 특색 경관 형성의 여건 조성을 위해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구청장의 지시사항이 담당 부서에 전달된 직후인 2017년 7월 13일 마시안해변 도로개설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사업비 2억원이 중구 2017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됐다.

이어 2017년 8월 3일 김 전 구청장이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시행' 문서에 직접 결재했고, 용역업체 입찰 공고를 거쳐 8월 28일 업체가 선정됐다. → 일지 참조


마시안해변 도로개설사업을 포함한 용유·무의지역 일원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은 2017년 8월 30일 중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구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한 달 전에 이미 마시안해변 도로개설 사업 설계용역비를 추경 예산에 반영했다. 도시계획심의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미리 관련 사업 예산을 책정해 놓았다는 얘기다.

실제 마시안해변 도로개설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은 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도시관리계획상 '도로'로 결정된 다음 날인 8월 31일 곧바로 착수됐다.

이후 같은 해 9월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10월 인천시 지방재정투자사업심사, 2018년 4월 사업 실시설계 인가 등 보상절차 직전까지의 행정절차가 김 전 구청장 임기 내에 진행됐다.

구 관계자는 "구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안건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통상적으로 도시계획위원회 결정 이후 설계비 등 예산을 세운다"며 "당시 구청장 지시 이후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예산을 미리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호·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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