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공연리뷰]독일 드레스덴 필하모닉 인천 콘서트

잔데를링 특유의 '맨 손' 지휘… '중후한 사운드' 마법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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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에서 율리아 피셔(바이올린)와 미하엘 잔데를링(지휘), 드레스덴 필하모닉이 청중의 이어지는 커튼콜에 답례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교향곡등 명쾌한 표현 이끌며 오케스트라 앙상블과 하나된 '마지막 무대'
'현의 여제' 피셔 현란함·부드러움… 다양한 활 놀림 협연 '커튼콜' 잇따라


독일 남동부의 명문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필하모닉.

 

드레스덴 필과 8년을 함께 한 수석 지휘자 미하엘 잔데를링의 고별 무대가 7일 오후 아트센터 인천(ACI) 콘서트홀에서 개최됐다.

잔데를링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7월 한국 공연을 마지막으로, 20년 동안 쉴 틈 없이 달려온 음악 인생의 휴식기이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과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협연·율리아 피셔)을 선보인 잔데를링과 드레스덴 필은 자신들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며 공연장을 찾은 인천의 음악팬들을 열광시켰다. 드레스덴 필은 특유의 중후한 사운드를 뽐냈다.

'미완성 교향곡' 1악장 저현의 피아니시모에 의한 개시 이후 1주제의 제시까지 유장한 현의 선율에 기반을 둔 균형감 잡힌 악기군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잔데를링은 적절하게 설정한 템포에 특유의 맨 손 지휘로 표정을 입혔다. 지휘자의 지시에 오케스트라의 반응도 매우 빠르고 정확했다. 이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운명 교향곡' 첫 악장은 빽빽한 악상으로 인해 지휘자의 개성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잔데를링은 유명한 '운명의 동기'에서부터 음의 여운을 최대한 차단했다.

전개부에선 묵직한 저현에 목관의 아기자기한 어우러짐을 통해 곡의 구조를 선명하게 해주었으며, 듣는 재미도 배가시켰다.

2악장에서도 서정성을 강조한 많은 연주들과 거리를 뒀다. 1악장의 변형된 4음 모티브가 3악장의 시작을 알렸다. 지휘자의 뛰어난 음 배분과 크레센도의 가감은 빼어난 오케스트라의 앙상블과 일체됐다.

특히 4악장을 암시하는 금관의 팡파르와 더블 베이스의 정확한 운지는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종지없이 현의 트레몰로로 이어지는 4악장.

금관의 포효와 어우러진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뜨겁고 힘찬 웅변을 잘 대변했다. 진폭이 큰 연주는 아니어서 다소 밋밋하다고 여긴 청자도 있겠지만, 명쾌한 구성과 표현으로 작품을 구현했다.

힐러리 한, 재닌 얀센과 함께 '21세기 현의 여제'로 불리는 율리아 피셔가 인터미션 후 등장했다.

피셔는 적절한 프레이징 속에서 명확한 선율선을 제시하며 청자를 이끌었다. 브람스의 협주곡에서 오케스트라는 독주 악기의 반주 역할을 넘어선다.

이에 맞춰 잔데를링과 드레스덴 필은 적극적으로 작품에 다가섰으며, 알맞은 음색과 음량으로 독주자와 어우러졌다. 피셔는 현란한 기교로 선보인 1악장 카덴차를 비롯해 부드러운 2악장, 격렬한 마지막 악장까지 다양한 음색을 펼쳐 보이며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청중의 커튼콜에 피셔는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을 연주했다. 또 다시 이어지는 커튼콜. 이번엔 깜짝 이벤트가 펼쳐졌다. 잔데를링은 본업이었던 첼리스트로 돌아가서 첼로 수석 자리에 앉았고, 피셔가 포디엄에 올라 브람스 '헝가리 춤곡 5번'을 이끌었다.

퇴장했던 첼로 수석은 앙코르 공연 후 꽃다발을 들고 등장해 수석 지휘자로서 마지막 연주를 한 잔데를링에게 전달했다. 피셔와 잔데를링, 드레스덴 필의 인천 공연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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