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행이현원: 가까운 곳에서의 행동이 먼 곳에서 보인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07-1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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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5년 전 어느 날 필자의 딸이 스마트폰을 옆으로 세워놓고 보며 찰흙 같은 것을 주물럭거린다. 스마트폰 동영상에서는 손으로 찰흙을 만지면서 뭐라고 간혹 설명도 한다. 딸에게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 액괴라고 한다. 액괴가 뭐냐고 하니 액체괴물이라나! 만져보니 촉감이 나쁘진 않았는데 어느 날은 또 슬라임이라고도 한다. 그렇게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더니만 어느 날부터는 자기도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려놓는다. 정보의 전달방식이 신문 등의 종이에서 인터넷사이트로 옮기더니 이젠 확실히 불특정 개인간 채널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1인', '개인'이 핵심어로 급부상한 시대가 된 것이다.

주역에 중부(中孚)괘가 있다. 중부(中孚)괘에는 어미와 새끼 간의 자연스럽고 진실한 감응과 공명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어미 학이 새끼를 찾아 울면 새끼 학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 학명자화(鶴鳴子和)의 장면이다. 공자는 이 장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논설을 펼쳐놓았다. "사람이 자기 방에 있으면서 착한 말을 하면 천리 밖에서도 그 말에 호응하고 착하지 못한 말을 하면 천리 밖에서도 그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사람이 하는 행동도 가까운 곳에서 했을 따름인데 천리 밖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그러니 더욱 언행을 조심하지 않으랴!"

마치 삼천년 전에 지금 시대를 예견이라도 한 것 같은 말씀이다. 현대는 마음만 먹으면 내가 방안에서 한 말과 행동이 지구 반대편에 실시간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나타나는 시대이다. 그러나 효과적인 파급력에 비례해서 되 담을 수 없는 위험도도 증가한다. 그러므로 당연히 이에 대해 언행의 신중함이 제기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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