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걱정·전과 21범 꼬리표 뗄 수 있어 다행" 안도감

수원 광교산 일대 '상수원보호구역 48년만에 해제'

이상훈 기자

발행일 2019-07-16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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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면 모자이크 광교 상수원
수원시가 15일 광교산 일대 상수원보호구역(1971년 6월 지정)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중 최소면적을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광교상수원보호구역 변경 지형도면 및 지적'을 최종 고시했다. 이로 인해 수십 년 넘게 불법영업으로 눈총을 받던 광교산 일대 보리밥집이나 카페 등에 합법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 사진은 광교산 아래 위치한 한 보리밥집.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규제 해소-환경보호 수년간 충돌
市, 주민·시민단체 상생協 만들어
일부 해제 '대타협' 고시 이끌어내
음식점들 "이제라도 합법화 환영"

"비점오염원 관리등 더 철저하게"
"재산권 행사하기엔 부족" 지적도

"30년 넘게 '범법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는데, 이제라도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입니다."

광교산 일대 상수원보호구역에서 30년째 보리밥집을 운영하는 김모(51·상광교동)씨는 규제 부분 해제 소식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시가 15일 상·하광교동 광교산 일대 상수원보호구역(1971년 6월 지정)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중 최소면적을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광교상수원보호구역 변경 지형도면 및 지적'을 최종 고시함에 따라 수십 년간 쌓였던 '체증'이 해소된데 따른 기쁨이다.

이날 오전 '광교산상생협의회'를 통해 보리밥집이 합법화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는 김씨는 "아버지 때부터 이곳에서 보리밥집을 했는데 매년 수천만원에 달하는 과태료는 물론 세금까지 내야 해 장사를 포기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올해 역시 과태료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했는데, 앞으로 이런저런 걱정 없이 장사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하광교동에서 만난 이모(78)씨는 "71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 먹고 살기 위해 보리밥집을 운영했는데 남은 건 매년 늘어난 전과 21범이란 꼬리표"라며 "3~4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위해 밤낮 없이 노력했는데 완전한 해제가 아니라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큰 산을 하나 넘었다는 벅참과 안도감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규제 해소는 규제해소와 환경보호로 의견이 엇갈려 수년간 마찰을 빚어온 광교산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상생을 모색해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2월 수원시와 광교산 주민, 시민사회단체들이 '광교산 일대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상생협력협약'을 체결하면서 풀리기 시작한 해결의 실마리는 같은 해 12월 '대타협 합의'를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 합의에서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광교산 일대 상수원보호구역(10.277㎢) 가운데 2014년 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0.107㎢에 대해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시는 합의 내용과 상수원보호구역 일부 해제가 포함된 수도정비 기본계획안을 환경부에 제출했고, 결국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규제를 해소해 이날 고시하는데 이르렀다.

고시에 따라 이날부터 광교상수원보호구역에 포함된 환경정비구역(0.107㎢) 가운데 지역 주민이 소유한 대지(7만930㎡)와 기존 건축물 용지(9천104㎡) 등 8만34㎡가 합법화됐다.

하지만 이번 상수원보호구역 일부 해제의 의미는 있지만, 합법적으로 재산권을 행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문형 광교산주민대표협의회장은 "대지에 대한 상수원 규제 해제로 용도변경 확대나 건축 면적 증가, 영업장 면적 증가 등의 실질적인 재산권 회복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앞으로 부족한 부분은 2기 상생협의회를 통해서 보완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향후 광교산 일대가 상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돼 환경보존과 규제 완화가 공존하는 시민 공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반대를 주장해 온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규제 해소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향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인신 수원환경운동연합회 사무국장은 "시민단체에서 광교산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무조건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며 "상수원보호구역 부분해제는 광교산 상생협의회 결정에 따른 것으로, 연합회에서도 함께 동참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지에 한해서 부분해제가 결정됨에 따라 앞으로 그 외의 불법 시설물 철거와 비점오염원 관리 등이 더욱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사후 관리를 잘 이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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