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느낌표

권성훈

발행일 2019-07-16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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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옆에다 느낌표 하나 심어놓고

꽃 옆에다 느낌표 하나 피워놓고

새소리 갈피에 느낌표 구르게 하고

여자 옆에 느낌표 하나 벗겨놓고



슬픔 옆에는 느낌표 하나 올려놓고

기쁨 옆에는 느낌표 하나 웃겨놓고

나는 거꾸로 된 느낌표 꼴로

휘적휘적 또 걸어가야지

정현종 (1939~)


권성훈(새사진201901~)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자연이 피워내는 꽃을, 느낌표라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땅의 감탄사'일 것이다. 특별히 강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나타내는 느낌표("!")처럼 꽃은 '놀람의 표상'이 아닐 수 없다. 일상 속에서도 꽃이 피어나듯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문장부호와 같은 느낌들로 가득하다. 그것을 감각하는 순간 나무도, 꽃도, 새소리도, 여자도 당신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와 가슴에 느낌표로 새겨진다. 또한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슬픔과 기쁨의 신호가 전해지고, 슬플 땐 '슬픔의 부호'로, 기쁠 땐 '기쁨의 부호'로서 당신 마음에 심기도, 피우기도, 구르기도, 벗겨놓기도 한다. 바람 잘 날 없는 당신도 그럴 때 마다 '거꾸로 된 느낌표("¡") 꼴'로 땅을 걸어가는, 자연이 피어올린 '한사람의 감탄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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