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UP'을 가다·42]안전한 사회 만들기 앞장선 인천 제물포스마트타운 입주 '제브라앤시퀀스'

어린이 교통사고 20% 발생 '횡단보도'… 부모마음 잘 아는 '똑똑한 신호등' 등장

정운 기자

발행일 2019-07-16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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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차량 운전자가 잘 보이는 '기둥모양 구조물' 연구
CCTV 주변상황 녹화, 사고 발생시 車번호 확인 
국내 유일 '보행자 안면인식' 기술, 측면까지 포착 
제물포역 시범설치 3년째 운영… 고장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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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만 바뀌어도 어린이 사건·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제물포스마트타운에 입주해 있는 (주)제브라앤시퀀스는 '어린이 안전'을 지향한다. 

 

회사 이름도 횡단보도를 의미하는 단어인 'Zebra Crossing(제브라 크로싱)', 유괴·실종·도난 등을 막아주고 사회 안전을 제어한다는 의미의 'System Sequence(시스템 시퀀스)'를 합쳐 만들었다. 

 

제브라앤시퀀스 오동근 대표는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는 모든 어린이가 횡단보도를 건널 수밖에 없다"며 "횡단보도 사고만 막아도 어린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바꾸는 방법을 수년간 연구했다"고 말했다.

연구의 결과물은 '스마트 신호등'이다. 

 

'스마트 신호등'은 차량 정지선 등 횡단보도 인근에 설치하는 기둥 모양의 구조물이다. 차량 운전자가 잘 보이는 곳에 설치된다. 

 

차량 신호등이 파란색에서 빨간색이나 노란색으로 바뀌면, 스마트 신호등에 '신호 준수'라는 문구가 뜬다.

 

운전자가 횡단보도 등 도로 상황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스마트 신호등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횡단보도 주변 상황을 녹화한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CCTV 녹화 영상을 통해 차량 번호와 보행자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제브라앤시퀀스는 인천 미추홀구 제물포역 인근에 스마트 신호등을 시범 설치했다. 2016년 설치해 3년째 운영 중인데, 고장 난 적이 없다고 한다.


스타트업을 가다-제브라시퀀스 오동근 대표
제브라앤시퀀스 오동근 대표는 "횡단보도와 신호등만 바꿔도 사회가 더욱 안전해 질 수 있다. 제브라앤시퀀스의 제품은 횡단보도 사고를 예방하고, 실종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빠른 대처를 돕는다"고 강조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오동근 대표는 "누군가는 별것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동네 주민들은 스마트 신호등 설치 이후 교통사고가 줄었다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며 "제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만들려고 한다. 제물포역 스마트 신호등도 앞으로 10년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이 2016~2018년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차량의 중대 법규(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 사고, 음주) 위반으로 인한 사고 중 횡단보도 사고 비율이 20.5%에 달했다.

이는 전체(모든 연령) 횡단보도 사고 피해 비율(10.2%)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어린이가 횡단보도 사고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동근 대표는 "많은 어린이가 횡단보도에서 다치거나 목숨을 잃기도 한다"며 "횡단보도를 바꾸는 것은 사회를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브라앤시퀀스는 국내 유일의 '보행자 얼굴 인식' 기술을 가지고 있다.

얼굴 사진을 입력하면, CCTV로 그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이다.  

 

얼굴 인식 기술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가능한 게 일반적이지만, 제브라앤시퀀스의 기술은 움직이는 사람의 얼굴의 정면이나 측면을 포착해 인식할 수 있다.

오동근 대표는 보행자 얼굴 인식 기술이 실종 아동·노인 등을 찾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 신호등에 보행자 얼굴 인식 기술을 적용하면, 어린이 사건·사고를 예방 또는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교통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아이가 실종되거나 연락이 닿지 않을 때 스마트 신호등 CCTV로 아이의 동선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 노인 등을 찾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제브라앤시퀀스의 보행자 얼굴 인식 기술은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내 학교 인근 횡단보도에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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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제브라앤시퀀스 스마트 신호등이 설치된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 회사는 인천공항, 김포공항 등에도 이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오동근 대표는 "보행자 얼굴 인식 기술은 이미 설치된 CCTV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더 많은 곳에 설치되는 것이 안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행자 얼굴 인식 기술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기술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게 오동근 대표의 얘기다. 그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오동근 대표는 "얼굴 인식 기술의 활용 범위는 전 산업으로 확대될 것이고, 산업 발전의 바탕이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뿐 아니라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브라앤시퀀스는 스마트 신호등과 연계한 'Tele-pole(텔레폴)'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아동이 부모에게 전화를 쉽게 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제품)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니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전화번호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제브라앤시퀀스는 이런 점에 착안해 텔레폴 개발을 추진했다.  


오 대표, 대우에서 '상사맨' 외국 경험 사업 영향
"아이들 행복 기여…도서관 만들고 싶어" 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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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텔레폴 기술이 적용된 제품 또는 시설에서 "엄마"라고 외치면, 얼굴 인식을 통해 그 아이가 누구인지 확인한 후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시스템이다. 아이 얼굴 사진과 보호자 연락처 등을 사전에 등록해 놓으면 된다.

오동근 대표는 (주)대우에서 '상사맨'으로 일했었다. 미국과 영국에서 수년간 일하기도 했다. 영국에서의 경험이 횡단보도와 관련한 사업을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제브라앤시퀀스는 최근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등의 초청을 받아 제품과 기술을 전시했다. 국토부가 '스마트시티 융합 얼라이언스 기업'으로 선정하는 등 중앙부처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오동근 대표는 "회사가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목표는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며 "사업 확장으로 회사가 커지더라도 이익은 사회로 환원할 생각을 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도서관이나 놀이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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