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광화문광장 천막 자진 철거, "조만간 다시 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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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불법 설치된 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예정된 16일 조원진 공동대표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 4개 동을 자진 철거했다.

이날은 광화문광장에 지난 6일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한 지 열흘 만으로, 서울시가 천막을 강제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날이었다.

우리공화당 등에 따르면 당원과 지지자 등 1천명(우리공화당 측 추산)은 이날 오전 5시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조립식 천막 4개 동을 걷었다.



우리공화당 측은 이후 세종문화회관으로 옮겨가 천막 4동을 다시 쳤지만, 약 1시간 만인 오전 6시 당원들의 안전 등을 이유로 천막을 모두 철거했다.

이 장소는 우리공화당 산하 조직인 '천만인무죄석방본부'가 이달 30일까지 집회 신고를 낸 곳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서울시가 천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할 천막이 없어졌다, 행정대집행이 무력화된 것이다"며 "조만간 광화문광장에 천막 8동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천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예고했지만, 우리공화당 측이 돌연 세종문화회관으로 천막을 옮기는 바람에 무위에 그쳤다.

실제로 서울시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들은 예정대로 이날 오전 5시 20분께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 측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이를 지켜보며 '우리공화당 화이팅', '(서울시와 용역업체는) 물러가라' 라고 외쳤고, 서울시 직원들은 광장에서 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우리공화당 측은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천막 안에 있던 짐과 물품 등을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이동하며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서울시 관계자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옮긴 천막에 있는 물품을 확인하려 접근하면서 당원과 지지자 일부가 항의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우리공화당은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에 나설 수 있는 대상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천막 등 물품에 그친다며, 서울시가 임의로 천막을 철거하거나 물품을 치울 수 없다고 맞서기도 했다.

조원진 공동대표는 "우리(우리공화당)가 천막을 치고 싶을 때 천막을 친다"며 "헌법에도 정당 활동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만큼 억압하는 순간 그 국가, 그 정부는 독재 정부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종 공동대표는 "광화문 광장은 우리 땅이며, 광화문 광장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천막을 일부러 옮겨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공화당 측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한 뒤 오전 6시 20분께 해산했다. 현재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돗자리 등 천막 안에 뒀던 일부 물품이 미처 치워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 직원 30여명과 용역업체 소속 100여명은 이날 오후 6시까지 광화문광장에서 대기하며 돌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지 등을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야간에도 일부 인원이 남아 현장을 지킬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공화당 측이 천막을 광화문광장에서 자진철거한 만큼 대집행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일단 중단한 상태"라며 "당분간 현장에서 대기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공화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한다며 지난 5월 10일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농성 천막을 차렸다.

서울시는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계고장을 수회 발송한 끝에 지난달 25일 행정대집행에 나서 천막을 강제 철거했으나 우리공화당은 같은 날 오후 광화문광장에 더 큰 규모로 천막을 다시 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천막을 잠시 인근 청계광장으로 옮기기도 했으나 지난 6일 광화문광장에 다시 천막 4동을 설치했다.

/손원태 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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