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e음카드' 캐시백 한도 재정립 필요하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9-07-1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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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지역화폐 '인천e음카드'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이달 14일 기준 가입자 수가 62만3천명으로 인천시민 4.7명 중 1명이 카드를 소지할 정도가 됐다. 누적 결제액도 2천975억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불과 100일 사이에 벌어진 극적인 변화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열풍의 요인은 '캐시백'이다. 오리지널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은 인천 어디서나 일률적으로 6%(국비 4%+시비 2%)가 적용된다. 하지만 e음카드를 자체 발행하는 기초지자체에 따라 별도의 캐시백이 추가된다. '서구e음카드'는 4%, '미추홀e음카드'는 2%의 캐시백이 각각 덧붙여진다. 이달부터 발행에 들어간 '연수e음카드'의 추가 캐시백도 4%다. 7월 한 달 동안에는 5%가 적용돼 실제 캐시백은 11%나 된다.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현금을 가진 사람만이 혜택을 볼 수 있고,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더 많은 캐시백이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 논란이 이는 건 일찌감치 예견됐던 일이다. 어느 지역에선 자녀의 1년치 학원비를 e음카드로 치르는 게 상식이 됐다. 거주지에 따른 형평성 문제와 상대적 박탈감도 극히 예민한 부분이다. 별도의 e음카드를 발행할 수 있는 기초지자체와 재정형편상 그렇게 할 수 없는 기초지자체로 나눠지고 있는 현실은 자칫 심각한 주민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독자적으로 e음카드를 발행하고 있는 기초지자체들도 당장 예산 고갈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저마다 추경편성을 서두르고 있고, 7.5%의 캐시백을 계획했던 남동구는 예산 부족을 우려해 발행시점을 다음 달로 늦췄다.

엄정하게 말하자면 캐시백은 지역화폐의 '본질'이 아니다. 지역화폐 사용 활성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캐시백이 목적이고 본질인 것으로 변질시켜버렸다. 정치인, 지역주민, 소상공인 등 다양한 주체들의 다양한 이해가 서로 얽히고설킨 결과다. 캐시백이 본질이 된 인천e음카드는 이미 소비의 역외유출 억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래의 선한 목적을 의심받을 수도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인천에서 모처럼 성공한 정책이 건전성과 지속성을 위협받고 있다. 기본 재원을 국비에 기대고 있는 인천e음카드에겐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운용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캐시백의 합리적인 한도를 정해야 한다. 지금이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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