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순사에 쫓기며 피부로 느낀 '3·1 운동'

경기학생미래캠프, 독립운동 역사현장을 가다

김동필 기자

발행일 2019-07-18 제9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9면1
16일 오후 경기학생미래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항일 음악 공연을 보고 있다. 이날 공연은 '감옥에서 밤을 노래하다'란 주제로 어쿠스틱 뽕짝 밴드 만쥬한봉지(만쥬, 최용수, 류평강)가 나와 시대별 항일 정신을 담은 노래를 불렀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임정수립 100년 기념 '역사 학습'
서대문형무소 찾아 공연등 관람
참여연극 통해서 '항일항쟁' 체험
도교육청, 정기적 행사 지속 계획

"벽돌(책) 안에 갇힌 역사가 아니어서 좋았어요."

16일 오후 9시. 어둠이 짙게 깔린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 텐트에선 랜턴 불빛 아래 5~6명씩 모인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경기학생미래희망캠프(이하 희망캠프)에 참여한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서 모인 학생들은 저마다 본 독립운동 역사현장을 떠올리며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희망캠프는 경기도, 화성시와 함께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행사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지나간 역사에 대한 학습과 우리 생활 속의 적폐 등을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이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선 오롯이 학생들을 위해 '감옥에서 밤을 노래하다'란 주제로 항일음악 공연과 3·1운동의 날을 재현한 연극이 진행됐다.

어스름해진 서대문 형무소 벽 아래에선 어쿠스틱 뽕짝 밴드 만쥬한봉지(만쥬·최용수·류평강)가 시대별 항일 정신을 담은 노래를 불렀다.

군포 부곡중앙중학교 오현서, 민경빈 학생은 "유관순 누나가 불렀다는 8호 감방의 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8호 감방의 노래는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형무소 투옥 당시 수감자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로, 가사만 전해지고 있다. 노래를 부른 만쥬한봉지의 보컬 만쥬(본명·조아라)씨는 "뜻깊은 노래에 음악을 붙여 공연해 영광"이라며 "학생들이 잘 들어줘서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학생들이 꼽은 백미는 연극이었다.

이날 형무소 정문, 감옥, 취조실, 재판장, 사형장 등에선 연극팀 '탈무드'가 당시 시대상을 재현한 참여 연극을 선보였다. 학생들은 직접 3·1 운동을 하다 일본 순사에 쫓겨 형무소 내 복도를 뛰어다니며 3평 남짓한 형무소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당시를 회상한 김포 하늘빛중학교(김동현·장현서·이나빈·하현수·현승환) 학생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감옥에 갇혔는데, 그때 당시를 조금이나마 피부로 체감해서 너무 좋았다"며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회상했다.

형무소 체험이 끝나고 텐트로 돌아온 학생들은 야식을 먹으며 독립운동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주고받았다. 최근 벌어지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남양주 진건중학교(김서현·김시연·김민겸·조유진·오한별) 학생들은 "아버지가 5월에 도요타 SUV를 사려고 계약까지 끝냈는데 일본 소식을 듣고 바로 파기했다"며 "인스타(그램)에서도 불매하자고 난린데, 볼펜도 일본제말고 국산 쓰자는 글이 계속 올라온다"고 말했다.

광명 하안중학교(유옥윤·임승찬·이정민)와 소하중학교(강최산·김세빈) 학생들도 "일본이 과거 역사에 남긴 과오를 인정하지 않아 이런 일(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독일은 빌리브란트 총리가 나서서 사과했는데, 일본은 그러지 않고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괘씸해서라도 유니클로는 절대 안 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 교육청은 18일 서울시 서대문구와 MOU를 맺고, 희망캠프를 정기적인 행사로 이어갈 계획이다.

서대문형무소/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김동필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