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폭발 이음카드, 빛과 그림자·(1)]캐시백으로 왜곡된 지역화폐(관련)

'지역경제 살리면 스스로 고용'… 사회적 합의로 지속성 높여야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9-07-22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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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카드로 계산할게요"
21일 인천시 서구 심곡동의 한 슈퍼마켓에서 주부가 물건을 구입하고 이음카드로 계산을 하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日 다카다바바·美 이타카시 등…
해외서는 주민·상인 자발적 참여
이음카드 예산소진시 외면 가능성
"수요·필요성 맞게 제도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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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화폐는 본래 지역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지역 화폐가 도입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글로벌기업, 대기업, 대도시로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 단위 상인과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정착해왔다.

일본 도쿄시 다카다바바 지역에서 쓰는 '아톰'이라는 지역 화폐는 지역 화폐 정책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아톰이 필요한 소비자들은 다카다바바 지역 재래시장위원회에 찾아가서 현금과 교환하는데, 그 지역 안에서만 사용하며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민들은 지역 사회 공헌 활동으로도 아톰을 얻을 수 있다. 거리 청소에 참여하거나 1회용 비닐백 대신 재활용백을 사용하는 활동으로 일종의 '캐시백'을 받는 셈이다. 주민들과 상인들은 아톰으로 지역 상권을 살리고 사회 공헌 활동 참여율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뉴욕주 이타카시 지역에서만 유통되는 지역 화폐 'Ithaca HOURS(이타카 아워)'는 1991년 소규모 농업인들과 상인들이 함께 만들어냈다.

소비가 대기업이나 다른 도시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상공인들이 지역 기관지(아타카시 홍보지)에 내는 광고비, 시민단체에 내는 기부금 등으로 이 화폐를 내며 유통을 시작했는데, 상인들과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10여 년 만에 결제액이 40배가량 늘었다.

지역 상점을 살리는 것이 '자기 스스로 자신을 고용하는 것'이라는 목표를 공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프랑스에서 2005년 도입된 지역 화폐 'Sol(솔)'은 특정 지역 상점과 소비자들을 회원으로 묶어 회원끼리 거래를 할 경우 제품 가격이나 사용료를 할인해주는 형식이다.

자본주의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 목적으로, 이 지역 화폐를 사용하면 사회적 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인식 공유가 솔의 성공 요인이었다.

전문가들은 지역 화폐가 성공하려면 캐시백과 같은 단기적 유인책보다는 상인과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음카드는 곧 캐시백'이라는 인식으로는 예산이 소진됐을 경우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천대 양준호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지역 화폐가 성공하기 위해선 지역민들의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자치단체가 지역 화폐를 주도하고 캐시백을 주며 소비를 유도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시민들의 공감을 얻고 주민 필요에 맞춘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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