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폭발 이음카드, 빛과 그림자·(1)]캐시백으로 왜곡된 지역화폐

'6% 환급' 소상공인 원가절감 수단으로 변질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9-07-22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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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 혜택 흥행몰이 성공했지만
소비자보다 도매상 대량구매 각광
혜택 많은 연수·서구 쏠림 현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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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전자식 지역 화폐인 '인천e음카드(이음카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가입자 수 60만 명(총 결제액 2천800억원·7월 둘째주 기준)을 돌파했다.

'지역 화폐'란 특정 지역 내에서만 유통되는 화폐로 소비가 다른 곳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인천시는 이 화폐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6% 캐시백(일부 최대 11%)'이라는 파격적 혜택을 도입해 우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문제는 시민들이 지역 화폐의 본래 취지를 이해하기보다는 '캐시백' 혜택을 이음카드의 본질로 인식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전국 최초 전자식 지역 화폐 '이음카드'가 지역 화폐의 성공적 모델로 연착륙하기 위해 대대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최모(50)씨는 최근 인천의 한 가구 도매점으로부터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인천에서 발급하는 '이음카드'로 물건을 사면 캐시백으로 6%를 돌려받을 수 있는데 혜택이 줄어들기 전에 구매하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최씨는 "인천에서 한다는 이음카드가 일반 소비자보다는 소상공인들이 도매로 대량 구매할 때 원가를 크게 절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캐시백 혜택이 사업자 등록 주소지에 따라 다르다 보니 기이한 소비 행태도 벌어지고 있다. 전국에 대리점을 둔 대형 생활용품점, 전자제품점의 경우 사업자 등록이 인천으로 돼 있으면 이음카드 캐시백 적용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불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생활용품점인 D사의 경우 인천에 사업자 등록이 돼 있는 동춘동 지점은 이음카드 사용이 가능하지만 서울 본사 직영점인 옥련동 지점은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춘동 지점은 '인천e음카드 결제 가능 지점'이라는 안내문까지 붙였다. 이러한 내용은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에 '결제 가능 지점', '불가능 지점'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각 기초자치단체마다 캐시백 규모가 다르다 보니 소비자들이 혜택을 많이 주는 연수구와 서구로 집중 유입되는 것도 문제다.

동구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56)씨는 "동구는 혜택이 크지 않아서 그런지 이음 카드를 많이 못 봤다"며 "이음카드로 인한 매출 증대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음카드가 지금은 캐시백 위주로 왜곡돼 있는 것은 맞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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