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1천만 관객 돌파, 작품성·대중성 동시에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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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1천만 관객 돌파.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마침내 1천만 관객을 돌파한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관객 1만1천766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 수 998만8천580명을 기록했다. 

1천만까지는 불과 1만1천420명 남아 이날 또는 다음날 1천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로써 역대 26번째, 올해 들어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에 이어 네 번째 1천만 영화가 탄생한다. 한 해에 개봉한 영화 네 편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하기는 사상 최초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 이후 두 번째 1천만 영화를 보유하게 됐다.



'기생충'의 1천만 관객 돌파는 단순히 26번째 1천만 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 5월 30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로,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부자 가족과 가난한 가족을 통해 빈부격차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 이야기지만 동시에 전 세계적인 이야기로, 보편적인 공감을 얻었다.

'기생충'이 1천만 관객을 넘어서면 이 영화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영화라는 점이 확인된다. 그동안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한국영화 중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없다.

2007년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최종 관객 수 160만4천439명, 2009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220만8천165명, 2010년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시'는 21만8천898명에 그쳤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는 작가주의적이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뜨린 것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은 대중을 불편하게 하는 영화"라며 "대중영화의 화법과 문법을 거스르는 불편한 영화가 1천만을 넘는다는 것은 한국영화뿐 아니라 세계 영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역사를 새로 썼다"고 강조했다.

'기생충'까지 올해 들어 개봉작 네 편이 벌써 1천만 고지를 밟았다. 그동안 한 해에 1천만을 넘은 영화는 많으면 2~3편 정도였다.

'기생충'은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를 끌어올리는 데도 일조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은 5천688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천191만 명(26.5% ) 증가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5.4%p 상승한 52.0%였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50%를 넘은 것이다. 이는 지난 1천만을 돌파한 '극한직업'과 '기생충'의 흥행 덕분이라고 영화진흥위원회는 분석했다.

'기생충'이 장기 상영 끝에 1천만을 넘어서는 데는 N차관람(다회차 관람) 관객이 많았던 점이 주효했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기생충' 개봉 이후 지난 18일까지 재관람 관객 비율은 5.1%로, 같은 기간 상위 10개 영화 평균 재관람률(2.9%)보다 높았다. 관객들은 영화 속 여러 은유와 상징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토론하며 영화관 밖에서도 영화의 화제성을 견인했다.

관객 연령대도 다양했다. 특히 50대 관객이 많았다.

CGV 리서치센터 분석 결과 '기생충'을 관람한 관객 중 50대 이상 비중은 15.0%로, 같은 기간 전체 영화의 50대 관객 비중(10.9%)보다 높았다.

'기생충'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극한직업'에 이어 올해 두 번째 1천만 영화를 추가하게 된다. 역대 1천만 영화 중에는 7번째 CJ 배급 영화다. 배급사 중 최다 기록이다.

국내에서 1천만 고지를 넘으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럽과 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까지 202개국에 판매돼 한국영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미 개봉한 프랑스와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서 역대 개봉 한국영화 중 1위를 기록했다. 개봉 예정 국가에서의 추가 흥행도 기대된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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