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 미군 주둔… 되짚어보는 '애스컴시티' 역사

공승배 기자

발행일 2019-07-24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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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미군기지 애스컴 전시회
'캠프마켓'의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과거 부평 일대에 자리 잡았던 대규모 미군기지 '애스컴시티(ASCOM city)'가 부평역사박물관의 기획 전시로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부평역사박물관을 방문한 시민들이 '헬로우 애스컴시티, 굿바이 캠프마켓' 전시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캠프마켓 반환 앞두고 '기획전시'
부평역사박물관 내년 3월29일까지
무기·식량 보급 군수사령부 역할
상점·클럽 등 지역경제에 큰 영향


사실상 인천에 남은 마지막 미군기지 '캠프마켓'의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과거 부평 일대에 자리 잡았던 대규모 미군기지 '애스컴시티(ASCOM city)'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천 부평역사박물관은 지난달 24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헬로우 애스컴 시티, 굿바이 캠프마켓'을 주제로 한 기획 전시를 하고 있다.

캠프마켓이 반환을 앞둔 시점에서 한반도에 처음으로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한 애스컴시티를 재조명하고, 애스컴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게 이번 전시의 취지다.

애스컴시티는 해방 후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의 모든 미군부대에 무기와 식량을 보급한 군수지원사령부(ASCOM·Army Service Command)였다. 일제강점기 말 한반도 최대 규모의 군수기지였던 일본 육군 조병창을 이어받아 그 자리에 조성했다.

애스컴시티에는 캠프 하이예스, 캠프 그란트 등 모두 7개의 미군부대가 주둔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44만㎡ 규모의 캠프마켓도 이 중 일부다.

애스컴시티 규모는 남북으로는 현재 부평서중학교~인천산곡고등학교(약 2㎞), 동서 방향으로는 산곡입구삼거리~명신여고(약 2.3㎞)에 달했다. 산곡동과 부평동 일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과거에는 모두 미군 기지였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당시 애스컴시티에 근무했던 한 미군의 증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1968년부터 약 5년간 이곳에서 근무했다는 토마스 D. 케이시(Thomas D. Casey·80)씨는 "당시 주한미군은 모두 김포공항으로 들어와 부평에 모였고, 하루 정도 머문 후에 각자 근무지로 떠났다"며 "부평은 미군의 중심이었다. 모든 미군이 부평이 어딘지 알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당시 애스컴시티는 부평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기지 주변에는 미군 병사들을 위한 각종 상점과 클럽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전쟁 직후 경제난 속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한 사람들이 부평으로 몰렸다. 미군 병사를 상대한 여성들과 혼혈아 문제, 미군 범죄 등도 심각했다.

애스컴시티는 1973년 공식적으로 해체돼 현재 캠프마켓만 남았다. 캠프마켓도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이다. 토지 오염 정화 등의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부평에서 미군의 모습은 사라져 가고 있다.

부평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부평을 공유했던 부평 사람들과 미군의 양쪽 삶을 모두 담고 싶었다"며 "서로 다른 문화 속 치열하게 당시를 살았던 부평 사람들의 이야기는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할 역사로 기록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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