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지역 국가출신 정착 늘며
한인·외국인간 교류는 거의없어
상인들 "자국 가게 선호" 부정적
마을공동체 상생 노력 서둘러야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 옛 소련지역 국가 출신 외국인이 모여들면서 다문화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지만, 기존 한국인 주민들과는 좀처럼 섞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마을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수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함박마을을 포함한 연수1동의 등록 외국인 수는 4천410명이다. 연수구 전체 등록 외국인 수 1만2천190명의 36.2%를 차지하는 규모다.
국적별로는 우즈베키스탄이 1천986명으로 가장 많고, 카자흐스탄 975명, 베트남 583명, 러시아 385명, 우크라이나 200명 등 옛 소련지역 국가 출신이 대다수다.
해당 지역으로 이주했던 한인의 후손인 '고려인'도 상당수다. 함박마을 다세대주택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외국인 유입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23일 오후에 찾은 함박마을의 한 정육점은 부위별로 진열한 육류에 한글과 러시아어를 함께 표기하고 있었다. 그만큼 러시아어권 외국인이 주요 고객이라는 의미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화장품가게, 휴대전화 매장 등에서도 러시아어 안내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러시아어 간판을 달고 외국인들이 운영하는 빵집, 음식점, 식료품 가게도 성업 중이다. 함박마을 내 음식점 155곳 가운데 22곳이 외국인 영업주다.
한국인 상인들은 점점 늘고 있는 외국인 주민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고 한다.
함박마을의 한 음식점 사장은 "한국인 주민들이 떠난 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는 셈"이라며 "초기에는 외국인 손님들이 늘었지만, 점점 자국인들이 경영하는 가게를 더 많이 찾고 있어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장사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상인은 "한국인 주민들과 거의 교류가 없다"며 "소통이나 교류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함박마을 주민들은 아직 한국인과 외국인 간 크게 갈등을 빚은 사례는 없다고 하지만, 서로 긴장속에 생활하고 있다.
연수구는 새로 형성되고 있는 함박마을 다문화공동체가 갈등이 아닌 공존·상생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아직 내·외국인 주민 간 소통과 교류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할 여러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연계해 세계음식문화거리, 글로벌 커뮤니티센터, 마을공방 등 내·외국인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한인·외국인간 교류는 거의없어
상인들 "자국 가게 선호" 부정적
마을공동체 상생 노력 서둘러야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 옛 소련지역 국가 출신 외국인이 모여들면서 다문화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지만, 기존 한국인 주민들과는 좀처럼 섞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마을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수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함박마을을 포함한 연수1동의 등록 외국인 수는 4천410명이다. 연수구 전체 등록 외국인 수 1만2천190명의 36.2%를 차지하는 규모다.
국적별로는 우즈베키스탄이 1천986명으로 가장 많고, 카자흐스탄 975명, 베트남 583명, 러시아 385명, 우크라이나 200명 등 옛 소련지역 국가 출신이 대다수다.
해당 지역으로 이주했던 한인의 후손인 '고려인'도 상당수다. 함박마을 다세대주택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외국인 유입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23일 오후에 찾은 함박마을의 한 정육점은 부위별로 진열한 육류에 한글과 러시아어를 함께 표기하고 있었다. 그만큼 러시아어권 외국인이 주요 고객이라는 의미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화장품가게, 휴대전화 매장 등에서도 러시아어 안내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러시아어 간판을 달고 외국인들이 운영하는 빵집, 음식점, 식료품 가게도 성업 중이다. 함박마을 내 음식점 155곳 가운데 22곳이 외국인 영업주다.
한국인 상인들은 점점 늘고 있는 외국인 주민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고 한다.
함박마을의 한 음식점 사장은 "한국인 주민들이 떠난 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는 셈"이라며 "초기에는 외국인 손님들이 늘었지만, 점점 자국인들이 경영하는 가게를 더 많이 찾고 있어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장사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상인은 "한국인 주민들과 거의 교류가 없다"며 "소통이나 교류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함박마을 주민들은 아직 한국인과 외국인 간 크게 갈등을 빚은 사례는 없다고 하지만, 서로 긴장속에 생활하고 있다.
연수구는 새로 형성되고 있는 함박마을 다문화공동체가 갈등이 아닌 공존·상생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아직 내·외국인 주민 간 소통과 교류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할 여러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연계해 세계음식문화거리, 글로벌 커뮤니티센터, 마을공방 등 내·외국인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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