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WTO 이사회 개최 '한일 팽팽한 신경전'

손원태 기자

입력 2019-07-24 07: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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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 회의장에 한국 팻말과 일본 팻말이 나란히 배치돼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논의한다. /제네바=연합뉴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조치의 문제점을 논의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23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돌입했다.

일본이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등 3개 원자재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한국을 우방국 명단인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회의장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국 정부 대표인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회의 시작 5분여 전께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이미연 차석대사 등 정부 대표단과 함께 WTO회의장에 도착했다.

김 실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발언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없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했다.

일본에서는 오전에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주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가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애초 일본측 정부 대표로 파견된 야마가미 신고(山上信吾) 외무성 경제국장은 오후 5시 회의장에 나타났다.

야마가미 국장은 "일본은 WTO 규범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안건은 한국이 제안했기에 한국의 주장을 들어보고 일본 정부의 입장을 회원국들에 설명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 시작 시각보다 10분여 늦게 도착한 이하라 대사 역시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언급 없이 회의장에 들어섰다.

한국이 의제로 제안한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는 이날 상소기구 구성 등 다른 안건 논의가 길어지면서 24일 다뤄지게 됐다.

기타 안건을 제외한 전체 14개 안건 중 일본의 수출 규제 안건은 11번째로 올라 있다.

김승호 실장은 오후 회의 시작에 맞춰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TO 일반 이사회는 164개 전체 회원국 대표가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자리다. 최고 결정 권한을 가진 WTO 각료회의는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각료회의 기간이 아닐 때는 일반이사회가 최고 결정기관으로 기능한다.

일반 이사회에는 각 회원국 제네바 대표부 대사가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게 관례이지만, 정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WTO 업무를 담당하는 김 실장을 정부 대표로 파견했다.

이달 9일 열린 WTO 상품 무역 이사회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백지아 대사와 준이치 대사가 설전을 벌였다.

한국과 일본은 상품 무역 이사회 이후 14일 만에 다시 WTO 테이블에서 공방을 벌이게 됐다.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구속력 있는 결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WTO에서 자유무역을 주장해온 일본의 이중성을 회원국들에 설명하고 국제 사회의 여론을 조성해 일본을 압박할 계획이다.

22일 밤 제네바에 도착한 김 실장은 공항에서 취재진에 "일본의 조치는 통상 업무 담당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상당히 무리가 많은 조치다"라며 "일본의 주장에 대해 준엄하지만 기품있게 반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트 리스트 문제로까지 확대하면 일본의 (WTO 규범) 위반 범위는 더 커진다. 일본 정부가 신중하게 조처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외교적 수사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일본 정부에 조치 철회를 강조했다.

한편 이날 WTO 회의장 주변에는 한·일 양국 언론은 물론 주요 외신 등 100명 가까운 취재진이 몰려 이번 사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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