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지래자역: 올 것을 알려면 거슬러 가봐야 한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07-25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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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역(順逆)이란 개념은 주역에 그 원리적 의미가 들어있다. 주역에 '數往者順 知來者逆'이라고 하였다. 순은 지난 일을 헤아리는 일이다. 역은 다가올 것을 아는 일이다. 逆이란 글자는 풀이 땅에서 나와 자라 올라가는 모양을 하고 있다. 씨앗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고 하는 흐름이 逆이라는 것이니 시간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그것이 바로 逆이다. 사람으로 치면 세상에 없던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고 늙어서 결국은 죽는 흐름이 逆으로 진행되는 흐름이고 그 반대의 흐름이 順이다. 그러니 지금의 나를 생각해볼 때 향후 전개될 흐름이 逆인데 이 흐름을 따라가 생각해볼 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세월이 逆이다. 그리고 이미 지나온 세월은 훤하게 머릿속에 그려지니 잘 헤아려보기만 하면 된다. 지난 세월을 헤아리는 일은 그저 과거의 족적을 따라 기억의 데이터를 떠들어보면 된다. 그러나 올 것을 아는 것은 거꾸로 가야하기 때문에 거슬러서 미리 가보아야 한다.

앞으로 펼쳐질 세월이 궁금하거든 앞으로 올 세월을 미리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보라는 뜻이다.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이 占이다. 뿌리에서 줄기에서 가지에서 잎에서 꽃에서 열매로 오지 않은 시간을 역류(逆流)하는 것이 점의 기본 아이디어이다. 점이란 이렇게 미래를 과거로 바꿔놓는 것이다. 맞고 틀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미래 예측의 모든 행위는 미래를 과거처럼 처리하고 싶은 욕구에서 나온 것이다. 미래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거시적 관점의 미래가 있고 누구도 알 수 없는 미시적 관점의 미래가 있다. 지구가 미래에 없어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미래이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없어질지는 누구도 모르는 미래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간을 거슬러 여행을 해본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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