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경제 위기의 대한민국

신창윤

발행일 2019-08-0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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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하나같이 "경영하기 힘들다" 한숨
반도체 호황 옛말… 삼성전자도 실적 부진
日 '화이트리스트'서 제외땐 화학 등 타격
국가비상상황, 외교적 해법등 역량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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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윤 경제부장
우리나라 경제가 안팎으로 힘들다. 국내에선 '기업 운영하기 어렵다'고 하고, 해외에선 미·중 무역 전쟁 후폭풍을 더해 최근에는 일본 경제 보복까지 우리나라가 마치 동네북이 된 느낌이다. 기업인들을 만나봐도 하나같이 '경영하기 힘들다',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벅차다', '이러다 문 닫겠다' 등 경제에 부정적인 표현이 많다.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은 온통 '힘들고 어렵다'는 말만 들은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기업도 힘든 시기를 맞았다. 반도체 호황을 누렸던 것도 엊그제 일이 됐다. 31일 공시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 실적은 한마디로 참담한 기분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대표주자다. 그럼에도 올 2분기에는 양대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이 겹치면서 1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흑자가 3조원대에 그치면서 최근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지난해 50%를 훌쩍 넘었던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겨우 20%를 웃돌면서 수익성도 급격히 나빠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연결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 56조1천300억원, 영업이익 6조6천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분기(52조3천900억원)보다 7.1%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58조4천800억원)에 비해서는 4.0%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4조8천700억원)에 비해 무려 55.6% 줄었다. 역대 최고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5천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머문 것이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11.8%로 전분기(11.9%)보다 더 떨어졌다. 지난 2016년 3분기(1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게다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락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연말까지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등의 악재다. 미·중 무역전쟁에 지친 우리나라 경제가 이번에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또 한 번 위기를 맞은 것이다. 일본 정부는 2일 각의에서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지를 결정한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일본은 자의적으로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대(對)한국 수출 절차를 대폭 강화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1천100여개 대 한국 수출 물품은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뀐다. 이들 품목을 한국으로 수출하려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조치는 우리나라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력하는 전기차나 일본 의존도가 높은 화학, 정밀기계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방직용 섬유, 화학공업, 차량·항공기·선박 등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90%가 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전기차 탱크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부품 역시 상당수가 일본산이다. 국내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들은 백색국가 배제에 대응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비상상황에 직면했다. 국내외 여론전을 지속적으로 펼쳐 일본의 경제 보복을 외교적 해법으로 풀 수 있도록 주력해야 한다. 또 실무적으로도 만반의 대비를 하는 등 국가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신창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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