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기문화재단 단상

이형복

발행일 2019-08-02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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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행착오·경험 바탕
기초문화재단과의 네트워크 구축
상호성장동력 공통분모 찾아야
각 문화재단이 겪는 현실의 문제
함께 풀어가는 매개자 역할 기대

이형복 수원문화재단 기획홍보팀장
이형복 수원문화재단 기획홍보팀장
1997년은 대한민국 문화지형도에 큰 밑그림이 그려진 해다. 바로 경기문화재단이 설립됐기 때문이다. 당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지방출자출연법)이 제정되기 이전이라 민법에 근거해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규모 택지개발 등 경기 도내 매장문화재 발굴사업 활성화에 따라 부설기관으로 현재 경기문화재연구원의 전신인 기전매장문화재연구원을 설립했고 경기북부의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북부사무소 설치(2003),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미술관 등 통합(2008), 남한산성 유네스코 등재(2014) 등 굵직한 행보를 이어갔다.

경기문화재단은 첫 공공문화재단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전문화예술'이란 이름으로 발행했던 계간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전(畿甸)'은 나라의 수도를 중심으로 뻗어나간 가까운 행정구역을 뜻한다. 이렇듯 경기문화재단은 단순한 행정구역 차원을 넘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문화의 교두보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는 15개의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이 운영 중이며, 전국적으로 기초문화재단 70개와 광역문화재단 16개 등 총 76개 문화재단이 지역문화예술의 성장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 문화재단이 경기문화재단의 정관을 참조하여 설립했으며,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경기문화재단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경기문화재단은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개최한 뮤지엄 독립 토론회가 그것이다. 토론회는 지난 2008년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미술관, 실학박물관 등을 통합하여 운영한 결과와 향후 비전을 다룬 자리였다. 여기서 대세는 뮤지엄을 분리하여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것. 통합 당시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던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어떻든 10여년이 지난 상황에서 변화의 모색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경기문화재단은 1997년 수원 북문농협 건물에 첫 사무실을 마련한 이후 2001년부터 사용했던 인계동 사무실을 조만간 비울 예정이다. 빠르면 오는 9월 경기상상캠퍼스(구 서울대 농생명대학·수원시 서둔동)로 본사를 이전한다.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경기상상캠퍼스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현장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말뿐인 개혁과 변화가 아닌 실천의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강헌 대표이사는 경기도 내 15개 기초문화재단을 포함한 31개 시·군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하여 직접 해당 지역을 방문하며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경기문화재단의 행보는 변화를 지켜보는 방관자가 아닌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는 문화재단 맏형의 면모가 느껴진다.

다만, 맏형의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을 문화재단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초문화재단과의 과정형 성과중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호성장동력의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보여주기 협력보다는 역사문화적 연계와 인문학적 배경을 토대로 문화예술자원을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

문화행정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기초와 광역문화재단이 따로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주어진 환경과 여건이 다를 뿐 지역의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정책발굴과 예술인 지원, 문화예술교육, 펀드레이징 등 고유 목적사업의 완수는 매한가지다.

굳이 사족을 달자면 경기문화재단이 각 문화재단이 겪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매개자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새롭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경기문화재단의 22살 젊은 청년 정신의 발현이 기대된다.

/이형복 수원문화재단 기획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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