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인천 송도국제도시 마지막 땅 11공구

목동훈

발행일 2019-08-0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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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기업 유치'에 목맬 이유 없고
저층 제조시설 많아 중·고밀도 개발 필요
좋든 싫든 2·4·5·7공구 변화시킬 수 없듯
과거실패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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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인천, 경제자유구역을 말하다'라는 책이 올해 2월 나왔다. 인천연구원 허동훈 박사가 쓴 책이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저자는 2000년부터 14년간 인천연구원(당시 인천발전연구원)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청라·영종) 관련 연구를 많이 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장, 에프앤자산평가 고문으로 근무하다가 다시 인천연구원에 들어갔다. 이 책은 에프앤자산평가 고문으로 있을 때 출간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다루고 있다. 특히 저자는 송도국제도시를 깊이 있게 들여다봤다. 이 책은 친절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출범과 개발 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주요 프로젝트와 개발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할 땐, 국내외 사례를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저자는 비판적이다. 수익시설(아파트 등)과 비수익시설(오피스 등) 개발을 묶어 민간에 맡기는 '연동 개발 방식' 등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과 애정이 느껴진다.

송도 개발에 참여했거나 이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을 것 같다. 갯벌을 메워 땅을 만들고, 서울도 아닌 인천 외곽의 허허벌판에 기업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테다. 지금의 송도는 상전벽해라 불릴 만큼 성장했다. 국내 다른 경제자유구역에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개발 초기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땅이었다. 도로 등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으며, 돈이 없어서 매립공사 대금을 땅으로 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국비 지원, 규제 완화, 투자 유치 등의 부문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도움이 있었다면 '연동 개발', '헐값 매각', '투자기업에 유리한 협약'이 최소화하지 않았을까.

'인천, 경제자유구역을 말하다'에는 공감하는 내용이 많다.

첫 번째는 외국인투자기업 유치에 목을 맬 이유가 없다. 외국 기업이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 또는 지분을 보유하면 외투기업이라고 한다. 송도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무늬만 외투기업'이 적지 않다. 또한 외투기업이 아니더라도 산업 발전을 이끌고 일자리를 창출할 국내 기업이 많다. 웃지 못할 일도 있다. 송도 한옥마을에 있는 음식점이 가짜 외투법인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면서 업체 대표가 옥살이 했다. 가짜 외투법인을 내세워 임대차 계약을 맺은 건 백번 잘못한 게 맞다. 하지만 한국의 음식을 외국인에게 알리는 음식점까지 외국 기업의 투자를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중·고밀도 개발이 필요하다. 송도에는 저층 연구·제조시설이 많다. 저층 건물을 볼 때면 토지 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넓은 땅을 지상 주차장으로 쓰는 기업도 있다. 땅은 조성원가 수준으로 싸게 살 수 있으니 최대한 넓게 확보하고, 건물은 높을수록 건축비가 많이 드니 최대한 낮게 지으려는 것 아닌가 싶다. 송도 땅값이 비쌌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을 말하다'는 송도의 마지막 땅인 11공구 개발 방식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송도 11공구는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저자의 바람처럼 지금까지 겪은 시행착오가 11공구에서도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미 건물이 들어선 도시 공간은 시장 여건이 변한다고 해도 바꾸기 어렵다. 좋든 싫든 송도 2·4공구와 5·7공구를 다른 모습으로 되돌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제 남은 땅은 사실상 11공구밖에 없다.'(인천, 경제자유구역을 말하다)

/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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