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아픔 구경하는 사회'… 일상 소재로 엮은 아이러니

인천아트플랫폼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 신재은展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9-08-05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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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작품이미지(8m_그리스, 바셀린, 아스팔트
신재은 作 '8㎡'. /인천문화재단 제공

흙·시멘트 등 활용 '가이아 연작' 호평
문명 비판 '염증' 첫 공개… 24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의 입주 작가 중 '2019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로 선정된 신재은의 개인전 'GAIA-Part 1: Inflammation(염증)'이 지난 2일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24일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는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2018년 입주작가를 대상으로 한 후속 지원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신재은 작가는 지난해 개최된 9기 입주 작가의 결과보고 전시 '2018 플랫폼 아티스트'에서 그리스와 바셀린으로 연약하게 다져진 대지 위에 폐아스팔트가 위태롭게 얹혀있는 구조의 작품 '8㎡'로 도시의 질서와 현대사회의 시스템에 관한 관조적인 시선을 드러내며, 초청된 전문가와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19명의 전문가와 200여 관람객의 참여로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에 선정됐다.

신 작가는 개인의 욕망과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논리에 관심을 두고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과장해 재구성하는 영상·설치 작업을 보여줬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가이아(GAIA)' 시리즈는 인간이 스스로를 존엄한 존재로 격상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일련의 작업들로 구성됐다.

가이아 연작의 시작은 작가의 개인전 'GAIA-Prologue(가이아-프롤로그)'(인천아트플랫폼 윈도우 갤러리, 2018)에서 선보인 '침묵의 탑 PINK'이다.

이 작업은 흙과 시멘트, 아스콘 등의 재료로 단단하게 쌓아올린 지층과 그 아래 매립된 돼지의 무른 살덩어리를 대조한 작업이었다. 전시장 로비에 미니어처로 축소해 제작한 탑의 형태로 이번 전시에서도 선보인다.

3. 작품이미지_침묵의 탑
신재은 作 '침묵의 탑'. /인천문화재단 제공

탑 아래 매립된 돼지는 그 아래 피와도 같은 붉은 카펫으로 이어지며 관람객을 석유 분출구로 안내한다.

인공 분수의 장식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진액이 위로 솟아오른 후, 투명한 기름으로 정제되며, 땅을 비집고 나온 염증이 또 다시 인간에 의해 정제되는 과정을 전시가 열리는 B동 전시장의 구조와 동선을 활용해 시각화했다.

전시의 부제이자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하는 신작의 제목은 'inflammation(염증)' 이다. 작가는 타자의 감정이나 아픔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사회의 병폐에서 영감을 얻어 이번 작품을 제작했다.

작가는 염증과도 같은 세태를 비판하며, 현대사회에 만연한 이기심과 위선을 포착하고, 이를 땅 아래 퇴적물로부터 얻어지는 석유의 생산과정에 비유한 작업을 보여준다.

신 작가는 서울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주)안젤라 연구소'(SeMA창고, 2017)와 'GAIA-Prologue'(인천아트플랫폼 윈도우갤러리, 2018)를 비롯해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전시관람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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