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일본의 강박관념

이성철

발행일 2019-08-06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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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 정치2부(서울) 차장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우리나라 역사에서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불편한 관계의 장본인이다. 지리상의 위치는 가까우면서도 우리 국민이 일본을 느끼는 심리적 거리감은 무척이나 멀다. 그러나 일본은 정치적으로나 문화적, 사회·경제적으로 여전히 우리와 상당히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참 알다가도 모를 일본이라는 나라. 현재 악화일로의 한일 관계를 보면 학창 시절 한 번쯤은 읽었던 '국화와 칼'이라는 저서의 제목처럼 요즘 들어 또다시 일본인의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속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우리 국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비롯된 한·일 무역전쟁이 국민들 사이에 반일 감정이 격화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이른바 '제2의 독립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천 년 전 역사를 되짚어보면 고대 한반도에서 일본에 선진 문물을 전파함으로써 일본의 문명이 개화하는 단초가 마련됐다. 우리는 원래부터 일본보다 훨씬 선진화된 민족이고 국가였던 것이다. 일본에 절대 질 수 없고 져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러나 국가 간 중차대한 문제를 국민적 감정 수준에서 해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외교 원칙을 갖춰 대응해야 한다. 저서 '국화와 칼'에는 "일본인의 가장 큰 특징은 강박관념을 가질 정도로 나름대로 설정된 행동을 지키는 일이다. 섬이라는 폐쇄적이고 고립된 환경에서 그들의 절대적 가치는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와 극우세력이 우리에 대한 경제보복을 취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내부적으로는 흔들리는 민심을 회유하기 위해 자신들의 정치적 권위와 세력을 유지하고, 대외적으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동북아 패권을 쥐기 위해서는 과거 군국주의 일본으로의 회귀밖에 없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도전에 굴복하면 역사는 또다시 반복된다"는 문 대통령의 말처럼 당장은 힘들고 어렵겠지만 지금의 도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성철 정치2부(서울) 차장 l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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