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쇼크'에 속수무책…코스닥 시총 하루 약 16조원 증발

4년 7개월만 최저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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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51.15포인트(2.56%) 하락한 1,946.98, 코스닥은 45.91포인트(7.46%) 급락한 569.79로 장을 마감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600선 아래로 급락하면서 이날 오후 2시 9분 12초에는 3년 1개월여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란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프로그램 매매가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연합뉴스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하고 한일 경제전쟁이 확전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바이오 업종 이슈로 '직격탄'을 맞은 코스닥이 4년 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5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45.91포인트(7.46%) 급락한 569.7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이 6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2017년 3월 10일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종가는 2015년 1월 8일(566.43) 이후 약 4년 7개월만에 최저치였고 낙폭은 2007년 8월 16일(77.85포인트) 이후 약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지난 2일 213조5천450억원에서 이날 197조8천550억원으로 단 하루 만에 15조6천900억원이나 사라졌다.

이처럼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이날 3년 1개월여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란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프로그램 매매가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이 제도는 코스닥150선물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6%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매매 거래일 최종 수치 대비 3%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동시에 1분간 지속할 경우 발동된다.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최대 요인은 바이오발 악재였다.

앞서 코스닥 대표 바이오 기업 중 하나인 신라젠은 지난 2일 미국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MC)로부터 신약 '펙사벡'의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공시했다.

이후 신라젠은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29.97%)까지 내려 하한가로 마감했다. 이 기간 신라젠의 시가총액이 2조2천168억원에서 1조5천525억원으로 6천643억원 감소하면서 한때 코스닥 시총 순위 2위였던 신라젠은 시총 10위까지 밀려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9.50%)와 셀트리온제약(-11.88%), 메디톡스(-19.07%), 헬릭스미스(-17.36%), 제넥신(-12.23%) 등 다른 주요 제약·바이오주도 이날 큰 폭으로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84개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제약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25% 내린 6281.28로 마감하면서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5조1천320억원에서 22조5천520억원으로 2조5천800억원 줄었다.

이는 이날 코스닥 전체 시총 감소액의 16.44%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73개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지수 역시 2,314.30으로 종료해 전장 대비 10.67% 급락했다.

이러한 코스닥지수의 부진은 이미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코스닥은 작년 말 이후 이날까지 15.67% 급락하며 같은 기간 4.61% 떨어진 코스피의 하락 폭을 크게 밑돌았다.

올해 들어 에이치엘비의 임상 중단,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품목 허가 취소 등 바이오 업종에 예기치 못한 악재들이 닥칠 때마다 코스닥시장 전체가 휘청거린 탓이다.

코스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비중이 큰 만큼 바이오발 악재가 미치는 영향도 컸다.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업종 기업의 시총 비중은 2010년 9.6%에서 2014년 15.7%를 거쳐 올해 5월에는 26.5%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바이오 업종 자체가 기업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는 임상 진행 상황 등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는 데 있다.

이런 기대감이 무너지는 순간 주가는 급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코스닥 제약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일 현재 163.38배에 이르렀다. 업종 시가총액이 순이익의 160배를 넘을 정도로 주가가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셈이다. 이에 비해 전체 코스피 종목의 평균 PER은 평균 11.26배이고 코스닥은 39.63배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코스닥시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 또한 문제다. 급락에 따른 손실을 개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코스닥시장의 개인투자자 매매 비중은 81.0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바이오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코스닥은 추가로 낙폭을 키울 수도 있다"면서 "당분간 베타(주가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작고 안정적인 주식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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