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속 뛰어든 '용기'… 남겨진 가족들 '슬픔'

안성 제지공장 불 '석원호 소방장 순직' 안타까운 사연

7면 안성화재
6일 오후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 생활용품 제조공장에서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안성소방서 소속 소방관 1명이 사망하고, 공장 관계자 등 1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사람 있다"는 말에 위험 무릅써
도지사·서장 '표창' 등 성실한 근무
150명 투입후 진화… 원인 조사중


체감 온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화재진압에 나섰던 소방관이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10대 자녀 2명을 둔 이 소방관은 최근 홀로 70대 아버지를 부양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6일 오후 1시 14분께 양성면 석화리 생활용품 제조공장(지하 1층 지상 2층·연면적 3천515.08㎡)에서 자동화재속보설비를 통해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안성소방서 양성119지역대 소속 석원호(45) 소방장 등은 화재 신고를 받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석 소방장은 "내부에 사람이 있다"는 주변의 말과 지하 1층에서 연기가 올라오자 곧바로 인명 대피를 유도하며 내부로 진입했다.

곧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십수m 바깥에 서 있던 소방차의 앞유리가 터지듯 깨지고 곳곳이 찌그러질 정도의 강한 추가 폭발이었다.

이 폭발 탓에 석 소방장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119구급대는 석 소방장을 안성의료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함께 현장에서 진압 작업을 하던 이돈창(58) 소방위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폭발이 일어난 지하 1층은 반도체 세정제 보관창고로 사용된 장소로 확인됐다.

지난 2004년 임관해 송탄소방서에서 첫발을 뗀 석 소방장은 2008년 경기도지사 표창, 2011년 송탄소방서장 표창을 받았다. 중학교 때까지 야구선수를 하며 다진 체력으로 소방서 내 으뜸 수준의 운동 실력을 자랑했다고 한다.

석 소방장의 동료들은 그를 119구조대 등 현장 투입 대원으로 탁월한 능력을 보였을 뿐 아니라 소방 홍보 업무, 청렴·복지교육 등 행정 업무 경험도 다양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이날 화재로 공장 직원 김모(53)씨 등 9명이 손과 얼굴 등에 화상을 입거나 머리 등에 찰과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헬기와 펌프차 등 장비 72대와 소방력 150명을 동원해 불을 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해당 공장이 화재·폭발 사고가 발생한 장소를 신고 및 허가 절차를 적법하게 거친 뒤 반도체 세정제를 보관할 수 있는 물류창고 용도로 사용한 것인지를 살피고 있다.

/민웅기·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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