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혼수막어: 물을 흐려 물고기를 잡는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08-08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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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둘러싼 올해의 국제정세는 한마디로 혼란 그 자체이다. 전문가들의 말을 귀동냥해보면 그 원인을 두 가지 정도로 이야기한다. 하나는 내부적 원인이고 하나는 외부적 원인이다. 외부적 원인으로 미국과 중국과 일본의 외교관계 및 외교정책의 영향이다. 미·중·일 삼국의 수장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매우 강한 존재들이다. 이들이 모두 자국 국가 중심주의 노선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의 국가이익에 반하는 정책은 절대 펼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의 트럼프는 일찌감치 표명했고 뒤를 이어 중국의 시진핑은 일대일로를 선언했고, 이제 일본의 아베가 100년 전 군사대국의 야망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항구성 있고 일관된 주체적인 노선 없이 상대적으로 외부의 강한 흐름에 끌려다니느라 제대로 대응조차 할 틈도 없는 형국이다.

36계에 혼수막어(混水摸魚)란 계책이 있다. 본래는 적의 혼란함을 타서 약하고 주체적이지 못한 상황을 이용하는 계책이다. 주역의 수괘(隨卦)에서 유래한 계책인데 '어두워지면 들어가서 편안히 쉰다'는 구절을 응용한 것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사람들은 앞이 안 보이기 때문에 제대로 활동할 수가 없어 집으로 들어가 쉰다. 이처럼 상대방의 상황을 어둡게 만들어 정상적인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그 틈을 타서 쳐들어가 빼앗는 계책이다. 갑작스럽게 화이트리스트로 판을 흔들어놓고 자신은 계산한 대로 상대가 당황에 빠질 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공격자 입장에서 이 계책은 물이 다시 맑아지기 전까지 공격을 완수해야 하는 시한적 부담감이 있다. 이런 혼란할 때일수록 우리는 평정심을 잃지 말고 외교적 사안을 판단해야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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