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친일·반일·극일

김성규

발행일 2019-08-08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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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국 백색국가 제외 '무모한 도발'
우리민족은 日에 절대 안지는 DNA존재
외교전략 다시 짜고 눈에는 눈으로 응수
승리 위해선 해방이전 세대 모셔야 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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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기가 무섭다. 삼복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열대야 때문이 아니다. 이보다 더한 핫이슈들이 대한민국을 연일 강타하고 있어서다.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열강들이 한반도를 향한 공격들이 쏟아지고, 몸을 가눌 겨를도 없이 북한은 방사포든 단거리 미사일이든 동해에 하루걸러 쏘아대 새벽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지난해 남북 정상이 역사적 첫 판문점 만남을 가진데 이어 불과 몇 달 전 현직 미국 대통령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첫 조우할 때는 드디어 한반도의 봄이 오는가 하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나마 나라 살림이 팍팍하고 경기순환이 안돼 서민들의 삶이 하루하루 고달파도 남북 평화시대를 여는 성장통으로 감내해야 한다는 국민적 정서가 뒷받침됐다.

하지만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2일 일본이 수출처리절차를 간소화하는 27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중 유독 한국만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각의 결정을 강행했다. 사실상 경제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일본의 이런 무모한 도발 이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베는 미국 트럼프와 러시아 푸틴, 중국 시진핑과 수차례 회담, 방문, 초빙 등 여러 외교적 방식으로 열강 정상들과 접촉하면서 사전에 교감한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외교는 타이밍이고 명분이라는 점에서 아베가 이런 사전 물밑외교를 벌이는 동안 우리는 알고도 대응이 미약했던 것인지 미처 대응을 못한 것인지 국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 드러날 일이다. 아베가 트럼프와 골프라운딩 중 지나친 트럼프 챙기기에 몰두하다 벙커에서 넘어지는 해프닝이 벌어졌을 때 우리는 교활한 일본이 뭔가 계략을 획책하고 있다는 꼼수를 알아차렸어야 했다.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여행하기 좋은 가까운 이웃나라, 옛날에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했던 나라 정도로 일본에 대해 무덤덤했던 해방 이후 세대들의 일본 역사관이 바뀌고 있다. 특히 초중고 청소년들까지 한일 관계 역사에 대한 심층적인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명장이 일본을 격퇴했던 빛나는 무공 수훈 역사는 잘 알면서도 우리 생활 속에 먹고 마시고 즐기는 '메이드 인 재팬'이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뒤늦게 깨닫고 있는 것이다. 백색국가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청소년들이 반도체, IT 강국 대한민국 명성 이면에 핵심 소재부품이 거의 다 일본산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친일(親日), 반일(反日)을 넘어 극일(克日) 정신만이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산교육이 되고 있다.

최대 우방국을 자처하는 미국도 한일 관계에 있어서는 유독 말을 아낀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미·중 무역전쟁을 공식 선포해 우리 경제에 거대한 후폭풍을 안기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아예 대놓고 독도 영공을 침범하면서 보란 듯이 발뺌하며 어쩔 거냐고 들이대고 있다. 왜 우리가 이토록 궁지에 몰려야 하는지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정치권을 향한 불만이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의지할 것은 오로지 우리 스스로 딛고 일어서는 것인데 그 첫 단추가 극일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쓴 '조선혁명선언'(1923년)이 생각난다. '강도 일본이 우리 국토를 없이하며 우리 정권을 빼앗으며 우리의 생존적 필요조건을 다 박탈하였다'. 그러면서 '강도 일본을 살벌함이 우리의 정당한 수단임을 선언하노라'. 우리 민족에게는 일본에 대해서 만큼은 절대 지지 않는다는 대일본 경쟁력 DNA가 뼛속까지 박혀있다. 뒤처진 외교전략을 다시 짜고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는 양동작전을 펼쳐야 한다. 나라 없는 설움을 겪은 해방 이전 부모 세대들이 다행히 남아있다. 이제 작금의 상황에서 극일을 촉발하는 기폭제로 그들을 모셔야 할 때다.

/김성규 편집국 국차장·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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