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걸고 '韓日 경제전쟁' 참전한 상인들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08-09 제1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광복절 앞두고 달아오르는 애국심
일본 아베 정권의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74주년 광복절을 일주일 앞둔 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관교동 먹자골목의 한 빵집이 '태극기'와 '노 재팬'문구를 붙이고 영업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구월·관교동 먹자골목 일부 가게는 '노 재팬' 포스터 함께 붙여
사거리엔 '일본 규탄' 현수막도… 민간 상인회 자발적 사례 의미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아베 정부에 대한 감정이 악화하는 가운데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인천 구월·관교동의 먹자골목 상인들이 가게마다 태극기를 내걸었다.

시민단체나 자치단체 주도가 아니라 민간 상인회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태극기를 단 사례라 큰 이목을 끌고 있다.

구월동 문화예술회관과 관교동 수협사거리를 잇는 먹자골목(문화로 89번길)의 가게에는 하나같이 A4 용지 크기의 태극기가 걸려있다.

일부 가게는 '노 재팬'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붙이기도 했고, 수협사거리 부근에는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이라는 플래카드가 상인회 이름으로 내걸렸다.

이곳 먹자골목은 1층은 주로 음식점이나 주점이 자리했고, 지하는 노래방, 2층은 '7080' 음악클럽이 있다. 120여 곳의 가게들이 모인 이곳은 인천의 공무원들과 중장년층이 주 고객이다.

상인들은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해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규제를 하자 최근부터 아베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태극기를 내걸었다.

이곳의 한 광고기획사 사장이 태극기를 제작했고, 상인회 집행부가 상인들의 동의를 얻어 가게에 태극기를 부착했다.

이곳 먹자골목은 최근 한 상인이 자신의 일제 렉서스 차량을 길 한복판에서 부수는 퍼포먼스를 한 곳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스티커를 붙여 전시해 놨으나 이를 본 일부 시민들이 차량을 발로 차거나 불을 지르려고까지 해 옮겨 둔 상태라고 한다.

이곳에서 30년 동안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문두영(55)씨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상황에서 상인들이 마음이 통했는지 태극기를 달자는 얘기가 나와 태극기를 걸기로 했다"며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두 분노를 하고 있는데 상인들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씨는 또 "다만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지 이곳에서 국산 식재료로 일식집을 하는 분에게까지 피해를 주면 안 되기 때문에 손님들도 이런 인식을 공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인천지방경찰청과 인천버스터미널 사이에 있는 구월동 로데오거리 상인들도 동참했다. 한 주점은 일본 맥주를 팔지 않겠다는 배너를 내걸었고, 일본 여행 취소를 인증하면 샴페인을 서비스로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일본 전통주인 사케를 팔지 않는 곳도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시민단체가 아니라 마을단위, 먹자골목 단위에서 이렇게 움직인 경우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국민으로서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주목 받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김민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